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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글2026.09.21

알리바바, 복부 CT 판독 AI 가중치까지 공개

글쓴이오레놀 대덕2026.09.21

알리바바 다모 아카데미가 9월 18일 복부 CT를 읽는 의료영상 모델 라다(RADAR)를 공개했습니다. 성능을 기술한 논문은 Science에 실렸고, 모델 가중치와 학습 코드도 함께 내놓아 장비만 갖추면 누구나 내려받아 돌릴 수 있습니다.

조영증강 CT 촬영실의 조종대. 화면에 위치를 잡기 위한 예비 영상이 떠 있습니다. 이미지: Sgt. Cecilio M. Ricardo Jr. / 미 국방부 (퍼블릭 도메인)
조영증강 CT 촬영실의 조종대. 화면에 위치를 잡기 위한 예비 영상이 떠 있습니다. 이미지: Sgt. Cecilio M. Ricardo Jr. / 미 국방부 (퍼블릭 도메인)

장기 18곳에서 소견 146종을 찾습니다

라다는 조영제를 넣고 찍은 복부 CT를 입력으로 받습니다. 간과 췌장, 위, 대장을 포함한 18개 장기를 훑어 암을 비롯한 146가지 소견을 찾아내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이름은 Rapid Abdominal Diagnosis with AI and Radiology의 머리글자입니다.

학습에는 판독문이 붙은 조영증강 복부 CT 42만 건과, 해부 구조를 설명하는 이미지·텍스트 쌍 1,500만 개가 들어갔습니다. 검증은 실제 진료에서 나온 검사 약 4만 건으로 했고, 소견 146종에 대한 평균 AUC가 0.913으로 나왔습니다. 같은 검사를 놓고 전문의와 일대일로 겨룬 비교에서는 26명 가운데 23명보다 나은 성적을 냈습니다.

판독의 26명과의 일대일 비교 결과
판독의 26명과의 일대일 비교 결과

회사는 모델 가중치를 허깅페이스에, 코드와 학습 프레임워크를 깃허브에 올렸습니다. 라이선스는 아파치 2.0이어서 수정과 상업적 이용이 모두 허용됩니다. 다모 아카데미는 전문가 수준의 범용 의료영상 모델로는 이것이 세계 최초라고 설명했습니다.

AUC 0.913은 어느 정도인가

AUC는 병이 있는 검사와 없는 검사를 모델이 얼마나 잘 갈라내는지를 0.5에서 1.0 사이의 숫자로 나타낸 지표입니다. 0.5면 동전을 던져 찍는 것과 다르지 않고, 1.0이면 한 건도 틀리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0.913은 임상 연구에서 쓸 만하다고 보는 구간에 들어갑니다. 다만 이 값은 소견 146종을 평균 낸 것이어서, 흔한 소견에서 높고 드문 소견에서 낮게 나오는 편차가 이 한 숫자에 가려집니다.

AUC 0.913이 놓인 위치
AUC 0.913이 놓인 위치

이런 성능이 나온 배경에는 학습 방식이 있습니다. 라다는 영상만 보고 정해진 이름표를 맞히는 방식으로 훈련되지 않았습니다. CT 영상과 그 영상에 달린 판독문을 짝지어 읽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방사선과 의사가 쓴 문장 자체가 정답 노릇을 하기 때문에 소견마다 사람이 따로 표식을 달아 주지 않아도 학습이 진행됩니다. 146종처럼 항목이 많은 과제를 모델 하나로 감당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조영증강 복부 CT는 조영제를 넣고 촬영하기 때문에 장기와 혈관의 경계가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이미지: MC1 A. Nick De La Cruz / 미 해군 (퍼블릭 도메인)
조영증강 복부 CT는 조영제를 넣고 촬영하기 때문에 장기와 혈관의 경계가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이미지: MC1 A. Nick De La Cruz / 미 해군 (퍼블릭 도메인)

후향적 검증이라는 조건

이번 결과는 촬영이 이미 끝난 검사를 모델에 다시 읽힌 것입니다. 환자에게 실제로 어떤 결과가 나타났는지를 측정한 연구는 아닙니다. 비교에 참여한 판독의가 26명이라는 점도 표본으로는 크지 않고, 평가 설계를 모델을 만든 쪽이 맡았다는 사실도 함께 봐야 합니다. 적용 범위 역시 조영증강 복부 CT로 한정돼 있어 조영제를 쓰지 않은 검사나 다른 부위로 그대로 옮겨지지는 않습니다. 연구진은 이 모델을 판독을 돕는 보조 도구로 설계했다고 밝혔고, 측정된 개선폭이 가장 컸던 경우도 의사와 모델이 함께 읽었을 때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공개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성능 수치보다 배포 방식입니다. 가중치가 공개돼 있으면 병원이 외부 API에 영상을 올리지 않고 자기 서버에서 모델을 돌릴 수 있습니다. 의료 영상은 반출 자체가 규제 대상인 경우가 많아, 클라우드로 보내야 하는 모델과 병원 안에서 돌아가는 모델은 도입 절차의 난이도가 크게 다릅니다.

국내에 옮겨 놓고 보면 조건이 갈립니다. 병원마다 판독문 양식과 저장 체계가 달라 모델을 그대로 붙이기는 어렵지만, 가중치를 받아 자기 병원 데이터로 다시 맞추는 길은 열려 있습니다. 앞선 모델을 빌려 쓰는 값이 라이선스 협상에서 GPU 비용으로 바뀐다는 뜻이고, 이 차이는 병원 규모가 작을수록 크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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