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글2026.09.20
오픈AI 내부 전망, 2030년까지 현금 2,780억 달러 순유출
파이낸셜타임스가 9월 18일 오픈AI의 내부 재무 자료를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회사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잉여현금흐름이 누적 2,780억 달러 마이너스가 될 것으로 잡았고, 같은 기간 매출은 360억 달러에서 3,500억 달러로 늘어난다고 봤습니다.
자료에 적힌 숫자
이 문서는 7월에 대규모 컴퓨트 계약을 진행하면서 상대편에 건넨 자료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2026년 매출을 360억 달러로 잡았고 2030년에는 3,500억 달러가 된다고 봤습니다. 5년을 합치면 약 8,400억 달러입니다.
같은 기간 컴퓨트와 인프라에 쓸 돈은 8,560억 달러로 적혀 있습니다. 비용 항목 가운데 가장 큰 금액입니다. 5년 치 매출을 다 모아도 이 지출을 채우지 못하고, 그래서 누적 잉여현금흐름이 2,780억 달러 마이너스로 나옵니다.
전망이 나빠지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5월 판본에서는 같은 기간 누적 마이너스가 3,050억 달러로 더 컸습니다. 그사이 7월에 내놓은 새 모델들이 연환산 매출을 약 20% 끌어올렸습니다.
올해 초에 받아 둔 자금도 있습니다. 3월 조달액은 1,220억 달러였고 기업가치는 8,520억 달러로 매겨졌습니다. 계획대로 쓰면 이 돈은 2028년에 바닥납니다. 샘 알트먼은 1조 2,000억 달러가 넘는 기업가치로 새 투자 라운드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매출이 늘어도 현금이 빠지는 이유
모델 사용료는 처리한 토큰 수에 붙습니다. 토큰을 만들려면 GPU가 그만큼 돌아야 하므로 사용량이 늘면 매출과 비용이 같이 늘어납니다. 한 번 만들어 놓고 복제해서 파는 소프트웨어와는 원가 구조가 다릅니다.
여기에 시점 문제가 겹칩니다. 데이터센터와 칩은 앞으로 몇 년 치 연산을 미리 사 두는 성격의 지출입니다. 자료에 적힌 8,560억 달러는 아직 쓰지 않은 연산에 값을 매겨 약정해 둔 금액이고, 그 돈은 매출이 들어오기 전에 나갑니다.
받는 단가도 내려가고 있습니다. 오픈AI는 앤트로픽과 공개 가중치 모델들을 상대하면서 요금을 낮추는 중입니다. 같은 양의 토큰을 팔아도 손에 남는 돈이 줄어드는 방향이고, 파이낸셜타임스가 본 자료에도 가격 압력이 적자의 원인으로 적혀 있습니다.
이 숫자를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가
이 자료는 감사받은 재무제표가 아니고 회사의 공식 공시도 아닙니다. 자금을 조달하거나 대형 계약을 맺는 자리에서 쓰인 문서라는 점도 같이 봐야 합니다. 이런 문서의 숫자는 상대를 설득하는 쪽으로 기울 수 있습니다.
4년 뒤 3,500억 달러라는 매출은 지금 검증할 방법이 없습니다. 2026년 360억 달러조차 회사가 밝힌 확정 실적이 아닙니다. 컴퓨트 약정 8,560억 달러 가운데 얼마가 취소할 수 없는 금액인지도 자료만으로는 알 수 없습니다.
오픈AI가 상장을 미룬 이유로는 두 가지가 꼽힙니다. 프런티어 AI 개발 속도를 둘러싼 우려가 커진 것, 그리고 이만한 규모의 적자를 공개시장이 어떻게 값매길지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눈여겨볼 대목
이번 자료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컴퓨트를 미리 사 두는 거래가 회사 재무의 한가운데로 들어왔다는 점입니다. 8,560억 달러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연산에 붙인 값이고, 오픈AI가 약정한 이 금액은 설비를 지어 파는 사업자 쪽에서는 그대로 계약 잔고로 잡힙니다. 한쪽의 지출 계획이 다른 쪽의 매출 전망이 되는 구조가 이미 양쪽 장부에 들어와 있습니다.
국내 조건으로 옮기면 봐야 할 지점이 달라집니다. 이 약정이 실제 설비로 바뀔 때 HBM과 D램 주문이 내려오므로, 한국 메모리 업체의 수주를 가늠할 때는 오픈AI의 분기 매출보다 약정의 이행 일정이 먼저입니다. 자료에 적힌 8,560억 달러가 언제 어떤 형태로 집행되는지가 그 일정을 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