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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글2026.08.24

로봇 두 대가 볼트의 100미터 기록을 넘었다

글쓴이오레놀 대덕2026.08.24

22일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휴머노이드로봇게임 100미터 예선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두 대가 우사인 볼트의 사람 세계기록보다 빠른 기록을 냈습니다. 이 가운데 한 대는 대회를 앞두고 다리를 10센티미터 늘린 상태로 출전했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지봇 X2. 이미지: JJxFile / Wikimedia Commons (CC BY 4.0)
휴머노이드 로봇 아지봇 X2. 이미지: JJxFile / Wikimedia Commons (CC BY 4.0)

올해 대회는 22일부터 26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2회 세계휴머노이드로봇게임입니다. 100미터 예선에서 베이징휴머노이드로봇혁신센터의 톈궁 울트라가 9.39초로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2009년 베를린에서 우사인 볼트가 세운 사람의 세계기록 9.58초보다 0.19초 빠릅니다. 스마트폰 제조사 아너가 만든 라이트닝이 9.47초로 뒤를 이었고, 이 기록도 9.58초 안쪽입니다.

지난해 열린 첫 대회에서 톈궁 울트라의 100미터 기록은 21.50초였습니다. 열두 달 만에 12.11초가 줄었습니다.

라이트닝은 대회 전 준비 주행에서 9.32초를 냈고, 순간 최고 속도는 초속 14.5미터로 기록됐습니다. 이 기계는 앞서 하프마라톤에 나갈 때 키 169센티미터에 다리 길이 95센티미터였는데, 연구진이 대회를 앞두고 다리를 10센티미터 늘려 1.05미터로 만들었습니다. 올해 대회에는 16개국 666개 팀에서 로봇 2,056대가 나왔습니다. 참가 팀은 지난해 280개에서 크게 늘었습니다. 종목은 51개이며 트랙 종목은 원격 조종 없이 기계가 스스로 달립니다.

한 해 만에 12.11초. 자료: 세계휴머노이드로봇게임 결과 보도(8/22~23), 세계육상연맹 공인기록
한 해 만에 12.11초. 자료: 세계휴머노이드로봇게임 결과 보도(8/22~23), 세계육상연맹 공인기록

결승선을 지난 뒤의 장면도 함께 전해졌습니다. 톈궁 울트라는 트랙 끝의 두꺼운 매트에 그대로 처박혔고, 라이트닝은 쓰러져 들것에 실려 나갔습니다. 넘어진 뒤 불이 붙은 기계도 한 대 있었습니다.

기록이 빠르게 줄어든 이유

한 해 만에 기록이 12초 넘게 줄어든 배경으로는 달리기가 지금의 학습 방식과 잘 맞는 과제라는 점이 꼽힙니다.

요즘 로봇이 걷고 달리는 법은 대부분 시뮬레이터 안에서 학습됩니다. 컴퓨터 안에 트랙과 로봇의 몸을 만들어 놓고 수백만 번 달리게 하면서, 빨리 도착하면 점수를 주고 넘어지면 점수를 깎는 방식입니다. 달리기는 이 방식이 통하는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잘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도착 시간 하나로 정리되고, 환경은 평평한 트랙으로 고정돼 있으며, 땅에 닿는 지점이 발바닥 두 곳뿐인 데다 그 접촉이 규칙적으로 반복됩니다. 시뮬레이터 안에서 아무리 넘어져도 드는 비용은 전기값뿐입니다.

물건을 집는 작업은 조건이 다릅니다. 물체마다 무게와 마찰이 다르고, 손가락이 닿는 지점이 여럿이며, 무엇을 잘한 것으로 볼지 기준을 정하기가 어렵습니다. 시뮬레이터에서 설정한 물성과 실제 물건의 물성이 어긋나는 폭도 훨씬 큽니다. 달리기 기록이 크게 줄어드는 동안 손으로 하는 작업의 성능이 그만큼 오르지 않는 이유로 이런 차이가 지목됩니다.

기록을 줄이는 방법에는 몸을 바꾸는 길도 있습니다. 사람의 100미터 기록이 한 세기에 1초 남짓 줄어드는 데는 선수가 다리를 늘릴 수 없다는 조건이 깔려 있습니다. 로봇에는 그런 제약이 없어서 관절 모터의 출력을 올리고, 뼈대를 가볍게 하고, 열이 몰리는 곳에 냉각을 붙이고, 다리를 10센티미터 늘리는 선택이 가능합니다. 라이트닝의 9.47초에는 제어가 좋아진 몫과 다리가 길어진 몫이 섞여 있는데, 두 몫은 분리해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속도를 올릴 때와 줄일 때는 조건이 다릅니다. 가속은 규칙적인 접촉의 반복이지만, 감속에서는 큰 힘이 아주 짧은 시간에 한 번에 걸립니다. 무릎과 발목이 받아내야 하는 힘도 밀어낼 때보다 큽니다. 결승선 뒤에 두꺼운 매트를 깔아 두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2015년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 과제를 수행하는 아틀라스. 이미지: 미국 국방부 /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2015년 다르파 로보틱스 챌린지 과제를 수행하는 아틀라스. 이미지: 미국 국방부 /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트랙 성적과 현장 성능의 거리

비교 대상으로는 2015년 미국 다르파가 연 로봇 경진대회 결승이 자주 언급됩니다. 재난 현장을 상정해 차를 몰고, 내리고, 문을 열고, 밸브를 잠그고, 벽을 자르고, 계단을 오르는 여덟 과제로 짜인 대회였고 카이스트의 휴보가 우승했습니다. 이 대회에서 가장 널리 퍼진 장면은 문 앞에서 쓰러지는 로봇들이었습니다.

10년 사이에 달라진 부분도 분명합니다. 그때 로봇들은 대체로 사람이 원격으로 지시했고 한 동작에 몇 분이 걸렸지만, 이번 트랙 종목에서는 로봇이 스스로 달리고 판단도 실시간으로 이뤄집니다. 전신을 동시에 다루는 제어 기술은 그사이 상당히 진전했습니다. 다만 트랙에는 문도 계단도 없습니다. 창고나 공장처럼 조건이 계속 바뀌는 환경에서 같은 제어가 통하는지는 이번 결과만으로 알기 어렵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기록 자체보다, 어떤 능력이 빠르게 좋아지고 어떤 능력이 그러지 못하는지가 갈린다는 점입니다. 도착 시간처럼 순위표로 잴 수 있는 과제에는 팀과 자본이 빠르게 몰리고, 666개 팀이 51개 종목에 나선 것도 겨룰 자리와 기준이 마련돼 있기 때문입니다. 창고에서 여덟 시간 동안 상자를 옮기는 일에는 아직 그런 순위표가 없습니다.

한자리에 2,056대를 모아 놓고 며칠 동안 달리게 할 수 있다는 조건도 함께 볼 대목입니다. 감속기와 액추에이터, 배터리를 빠르게 구해 다시 조립할 수 있는 곳에서 시도 횟수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시뮬레이터에서 익히는 능력은 연산 자원을 늘리면 비교적 빨리 따라잡히지만, 실물과 접촉해야 얻어지는 능력에는 시간과 설비가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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