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글2026.09.27
미중, 비민감 품목만 관세 낮추기로
미국과 중국이 9월 23~25일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양쪽이 민감하지 않다고 본 품목에 한해 각각 300억 달러어치의 관세를 낮추기로 했습니다. 두 나라가 따로 낸 발표문에는 희토류와 첨단 반도체에 관한 새 약속이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두 정부가 따로 낸 발표문
백악관은 25일 팩트시트를 내고 무역위원회(Board of Trade)와 투자위원회(Board of Investment)를 본격 가동했다고 밝혔습니다. 무역위원회에서는 양방향 300억 달러 규모의 품목에 더 유리한 관세를 적용하자는 권고안에 합의했습니다. 미국이 파는 쪽은 농산물, 어류와 수산물, 원목, 화장품, 의료기기입니다. 미국이 사들이는 쪽은 소형 가전, 장난감, 명절 장식품, 유아용 카시트입니다.
팩트시트에는 중국이 2027년과 2028년에 미국산 석탄을 해마다 최소 1,000만 톤 수입한다는 내용도 들어갔습니다. 희토류를 비롯한 핵심 광물의 공급 부족 문제는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고만 적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하루 뒤인 26일 8개 성과와 공동 인식을 발표했습니다. 첫 항목은 "존중, 공정, 호혜에 기초한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를 만들자는 두 정상의 합의였고, 300억 달러 관세 인하와 무역위원회는 다섯째 항목에 담았습니다. 서울경제 영문판은 중국 쪽 문서에 석탄 구매와 희토류 협의가 빠졌다고 짚었습니다.
AI 분야에서는 지난주 보도 이후 한 걸음 더 나간 내용이 있습니다. 당시 정해지지 않았던 사고 대응 연락선에 대해 두 문서 모두 "AI 사고에 관한 양자 소통 채널"을 만들기로 했다고 적었습니다. 다음 회의는 11월로 잡혔습니다. 백악관은 이 대화를 '초지능(Super Intelligence) 대화'라고 불렀고 중국은 'AI 대화'라고 표기했습니다.
무역 휴전도 늘어났습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3일 "부산 합의"를 1월 10일까지 연장한다고 NBC에 밝혔습니다. 부산 합의는 2025년 10월 30일 부산 정상회담에서 맺은 것으로, 희토류와 첨단기술 수출통제를 1년 동안 멈추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원래 만료 시점은 올해 11월이었습니다.
무역위원회는 어떤 장치인가
무역위원회와 투자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5월 13~16일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처음 합의됐습니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무역위원회를 두 정부 관리들이 민감하지 않은 품목의 교역을 "관리"하는 협의체로 설명했다고 뉴스위크가 전했습니다. 무역대표부는 제조업, 수산업, 목축업, 중소기업에 관세 인하 품목을 제안해 달라며 7월 10일까지 의견을 받았습니다.
관세를 내릴 품목은 양국 정부가 목록을 놓고 협상해 정합니다. IMD 경영대학원의 사이먼 이브넷 교수는 글로벌 트레이드 얼럿 보고서에서 이 구상이 불꽃놀이 폭죽 같은 저가 소비재를 겨냥하며, 부품이나 중간재, 산업용 원자재는 대상에서 빠진다고 분석했습니다.
빠진 것과 한계
희토류는 이번에도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포린폴리시는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가 중국의 희토류 수출에 "겨우 합격점"을 줬고, 8월 중국산 희토류 자석의 대미 선적이 다시 줄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은 방산업체들에 2027년 1월 1일까지 중국산 희토류 조달을 끊으라고 지시해 둔 상태입니다.
반도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삭소은행의 차루 차나나 수석 투자전략가는 분석에서 첨단 칩 규제를 푸는 발표는 없었다고 정리했습니다. 그는 결과를 두고 "확전보다는 낫지만 시장이 바란 것보다는 약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관세 인하 규모에 대한 의문도 있습니다. 이브넷 교수는 5월 제안 단계에서 300억 달러가 미국 개인소비지출 21조 4,000억 달러의 0.14%에 그친다고 계산했습니다. 그는 '비민감'이 무엇인지 정의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이번 발표문에도 그 기준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1월 10일까지 남은 일정
11월에는 중국 선전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12월에는 미국 마이애미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두 정상은 서로의 회의에 참석할 뜻을 밝혔습니다. AI 대화 두 번째 회의는 11월에 열리고, 연장된 휴전은 1월 10일 끝납니다. 희토류 공급과 첨단 칩 문제는 이 일정 안에서 다시 다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번 합의로 관세가 내려가는 품목은 장난감과 원목 같은 소비재와 1차 산품에 머물렀습니다. 반도체와 핵심 광물은 여전히 정부 허가를 거쳐야 오가는 영역에 남아 있습니다. 한국의 대중 수출에서 큰 몫을 차지하는 반도체도 이 영역에 들어 있어, 1월 협상에서 칩 규제가 어떻게 다뤄지는지가 한국 기업에도 직접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