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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글2026.09.26

미 항소법원, 국방부의 앤트로픽 배제 지정 유지

글쓴이오레놀 대덕2026.09.26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국방부 청사 펜타곤. 이미지: David / Wikimedia Commons (CC BY 2.0)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국방부 청사 펜타곤. 이미지: David / Wikimedia Commons (CC BY 2.0)

미국 워싱턴 D.C. 연방항소법원이 9월 25일 국방부가 AI 기업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업체로 지정한 조치를 2 대 1로 유지했습니다. 이 지정에 따라 미군과 군에 납품하는 계약업체는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를 쓸 수 없습니다.

항소법원 다수의견

판결문은 그레고리 카츠스 판사가 썼고 네오미 라오 판사가 동의했습니다. 쟁점은 2018년 제정된 공급망 보안법 조항으로, 국방장관이 공급업체가 군 시스템을 방해하거나 원치 않는 기능을 심거나 데이터를 빼내거나 조작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하면 조달에서 배제할 수 있게 한 규정입니다.

CNBC가 전한 판결문은 "국방부나 그 계약업체가 클로드를 계속 정보 시스템에 통합하는 것이 법이 정한 국가안보 위험에 해당한다는 국방부의 결론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코트하우스뉴스 보도에 따르면 다수의견은 클로드가 정부가 요청한 작업을 거부한 사례가 있었고, 모델에 들어 있는 사용 제한을 국방부가 들여다볼 수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카츠스 판사는 "양측 입장이 정반대이고 계약상 제한의 범위도 분명하지 않아 분쟁이 생길 가능성이 분명하다"고 썼습니다. 법이 말하는 '조작'에는 악의가 있는 행위만 들어간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함께 내렸습니다.

분쟁의 출발점

앤트로픽은 2025년 7월 국방부와 2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습니다. 같은 해 9월 국방부의 생성형 AI 플랫폼에 클로드를 올리는 협상이 시작됐는데, 국방부는 법이 허용하는 모든 용도에 모델을 제한 없이 쓸 수 있게 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앤트로픽은 사람의 판단 없이 작동하는 완전 자율 무기와 미국 내 대량 감시에는 쓰지 않는다는 보장을 원했고, 협상은 여기서 결렬됐습니다.

피트 헤그세스 장관은 2026년 3월 초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업체로 지정했고, 앤트로픽은 3월 9일 소송을 냈습니다. 앤트로픽은 정부가 자사의 입장을 문제 삼아 보복했고,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를 어겼으며, 통상의 계약 해지 절차를 건너뛰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앤트로픽과 미 국방부 분쟁의 주요 일지. 자료: CNBC, UPI, Courthouse News
앤트로픽과 미 국방부 분쟁의 주요 일지. 자료: CNBC, UPI, Courthouse News

엇갈린 두 법원

소수의견을 낸 카렌 르크래프트 헨더슨 판사는 이 법이 고의로 시스템을 방해하거나 속이는 행위를 겨냥한 것이라고 봤습니다. ABC뉴스에 따르면 그는 계약업체가 사용 제한을 미리 밝히고 정직하게 지킨 것을 법이 말하는 공급망 위험으로 볼 수는 없다고 썼습니다. 또 장관이 지정을 무기로 계약업체에 국방부가 필요하다고 보는 기능을 모두 받아들이라고 요구할 수 있게 되는 선례를 우려했습니다.

법원 판단은 이미 갈려 있습니다. 국방부는 앤트로픽에 대해 별도의 지정을 하나 더 내렸는데, 샌프란시스코 연방지법의 리타 린 판사는 8월 28일 이 지정이 위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린 판사는 정부 조치가 앤트로픽을 본보기로 삼으려는 의도에서 나온 보복이라고 봤습니다. 앤트로픽은 성명에서 "다른 연방법원이 이미 정부의 병행 지정을 위법이라고 판단했다"며 추가 심리를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연방대법원으로 가는 것도 선택지에 들어 있습니다.

미국 D.C. 연방항소법원이 있는 워싱턴의 E. 배럿 프리티먼 연방법원 청사. 이미지: G. Edward Johnson / Wikimedia Commons (CC BY 4.0)
미국 D.C. 연방항소법원이 있는 워싱턴의 E. 배럿 프리티먼 연방법원 청사. 이미지: G. Edward Johnson / Wikimedia Commons (CC BY 4.0)

항소법원은 장관의 결정에 법적 근거가 있는지를 따졌고, 이 법은 국가안보 판단에서 행정부에 넓은 재량을 줍니다. 클로드의 성능이나 보안 결함 여부는 쟁점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지정으로 앤트로픽이 잃게 되는 매출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관점

이번 판결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AI 회사가 스스로 정한 사용 제한이 정부 조달에서는 위험 요소로 분류될 수 있다는 점이 항소심 단계에서 인정됐다는 사실입니다. 가장 큰 구매자인 정부가 제품의 사용 조건까지 정할 수 있게 되면, 국방과 공공 시장에 들어가려는 AI 회사는 이용 약관을 정부 요구에 맞추는 쪽으로 설계할 가능성이 큽니다. 국내에서 소버린 AI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도 정부와 계약할 때 모델 사용 범위를 누가 정하는지를 미리 합의해 둘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이번 분쟁의 대법원 상고 여부는 지켜볼 만한 사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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