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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글2026.08.31

중국, 대만행 게르마늄·석영 통관 지연

글쓴이오레놀 대덕2026.08.31

닛케이아시아가 8월 20일 중국이 대만으로 가는 게르마늄계·석영계 소재와 영구자석의 통관을 늦추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공식 수출 금지 조치는 없고 통관 심사만 길어졌는데, 대만의 한 반도체 장비 업체는 한 개 라인에서 수개월짜리 생산 지연을 겪었습니다.

대만 가오슝항의 컨테이너 부두. 이미지: Padai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대만 가오슝항의 컨테이너 부두. 이미지: Padai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닛케이아시아는 이 사안을 8월 20일 보도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관련 조치를 발표하거나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대만의 반도체, 항공, 광학 업계 관계자들은 보복을 우려해 익명을 조건으로 실제 병목이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대만 공급업체는 납기가 늘어나는 동안 주문을 잃었습니다. 중국 측 공급자들이 당국에 불려 가 고객과 선적 내역을 질문받았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배경에는 2023년 게르마늄에 붙은 수출 허가제와 2024년 말 석영으로 넓어진 같은 방식의 통제가 있습니다. 미국지질조사국은 중국을 게르마늄의 최대 생산국이자 수출국으로 적고 있습니다.

통제는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쌓였습니다. 자료: 닛케이아시아(8/20), 톰스하드웨어·제로헤지 정리(8월 하순)
통제는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쌓였습니다. 자료: 닛케이아시아(8/20), 톰스하드웨어·제로헤지 정리(8월 하순)

수출 허가제가 쌓아 온 정보

2023년 게르마늄과 2024년 말 석영에 적용된 통제는 수출하려는 회사에 신고 의무를 지우는 방식입니다. 수출 기업은 구매자가 누구인지, 그 소재를 무엇에 쓰는지를 적어 내고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런 서류가 쌓이면 당국은 어느 대만 회사가 어떤 소재를 얼마나, 어느 공정에 쓰는지를 한곳에서 파악하게 됩니다. 이번에 중국 공급자들이 불려 가 고객과 선적 내역을 답한 것도 그 정보를 갱신하는 과정에 해당합니다.

수요처와 사용 공정을 알고 있으면 수출을 막지 않고도 상대의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정 라인이 재고 3주분으로 버틴다는 사실이 파악돼 있다면 심사를 4주로 늘리는 것만으로 같은 결과가 나옵니다. 이 방식에서는 조치의 흔적이 공문서에 남지 않습니다.

세 번째 칸이 지금 대만이 겪는 방식입니다. 자료: 중국 수출통제 규정, 닛케이아시아 보도(8/20) 정리
세 번째 칸이 지금 대만이 겪는 방식입니다. 자료: 중국 수출통제 규정, 닛케이아시아 보도(8/20) 정리

통계에 잡히지 않는 지연

원자재를 지렛대로 쓸 때 흔히 나타나는 신호는 가격입니다. 값이 뛰면 시장이 알아차리고 대체 공급이 붙습니다. 이번 사안에서는 가격이 크게 움직이지 않았고 납기만 늘어났습니다.

수출 통계에는 결국 나간 물량이 기록되기 때문에 늦게 나갔다는 사실은 어디에도 남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대응도 어렵습니다. 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하려면 문제가 되는 조치를 특정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특정할 조치가 없습니다. 대만 기업들이 익명을 요구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공식적으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므로 항의할 상대를 지목하기 어렵습니다.

2010년 희토류 사례와의 차이

2010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센카쿠 열도 충돌 직후 중국은 일본으로 가는 희토류 수출을 사실상 멈췄습니다. 다만 그때는 조치가 겉으로 드러났습니다.

가격이 몇 배로 뛰었고, 일본은 그 신호를 보고 대체 공급망과 재활용에 자금을 투입했습니다. 사안은 세계무역기구 분쟁으로 이어져 중국이 패소했습니다. 당시 일본은 희토류 물량 자체를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대만 공급업체가 겪는 어려움은 납기를 못 맞춰 다음 계약에서 밀려나는 쪽에 가깝습니다.

이번 보도의 한계도 있습니다. 통관 지연은 어느 나라에서나 늘 일어나는 일이고, 근거는 익명 증언입니다. 중국 당국의 확인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만 기업들이 이미 재고와 대체 조달을 준비해 두었을 가능성도 있고, 게르마늄은 제품 한 개에 들어가는 양 자체가 적어 비축이 상대적으로 쉬운 소재이기도 합니다.

눈여겨볼 대목은 통제 수단이 자격에서 일정으로 옮겨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수출통제는 누구에게 팔 수 있는지를 정하는 자격 심사를 중심으로 작동했는데, 이번 사안에서는 서류를 언제 처리하느냐가 같은 역할을 했습니다. 이 방식은 가격에도 통계에도 잡히지 않으면서 상대의 생산 일정에 영향을 줍니다.

소버린 인공지능을 논의할 때는 계산 설비를 자기 영토 안에 두는 문제가 주로 다뤄지지만, 그 설비에 들어가는 소재의 통관 도장은 여전히 국경 밖에서 찍힙니다. 지난 30년 동안 재고를 줄이는 방향으로 최적화돼 온 제조업이 재고를 다시 늘릴 유인도 여기서 나옵니다. 지연이 통제 수단으로 쓰이는 환경에서는 쌓아 둔 재고가 그만큼 시간을 벌어 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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