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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글2026.08.26

대만, 엔비디아 서버 중국 밀반출 9명 기소

글쓴이오레놀 대덕2026.08.26

대만 지룽지방검찰청이 엔비디아 B300 서버를 중국에 불법으로 넘긴 혐의로 엔비디아와 슈퍼마이크로 대만 지사 직원 등 9명을 기소했습니다. 적용된 죄명은 배임과 문서위조, 횡령입니다.

대만 지룽항. 이미지: Heeheemalu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대만 지룽항. 이미지: Heeheemalu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대만 지룽지방검찰청은 엔비디아의 B300 가속기를 단 서버를 중국에 불법으로 팔았다며 9명을 기소했습니다. 기소된 사람 가운데는 엔비디아 대만 지사의 유통 담당 매니저 장씨, 슈퍼마이크로 대만 지사의 영업 매니저 린씨와 왕씨, 슈퍼마이크로 유통사인 알바트론테크놀로지의 대표가 포함돼 있습니다.

슈퍼마이크로에 주문된 B300 서버는 130대였고 그 가운데 74대가 중국 고객에게 인도됐습니다. 50대는 인도네시아를, 8대는 일본을 거쳤고 나머지는 중국으로 곧바로 나갔습니다. 일본으로 향하던 56대는 대만 세관이 압수했습니다.

9명 가운데 8명에게 배임과 문서위조 혐의가 적용됐고, 그중 3명에게는 횡령 혐의가 더 붙었습니다. 검찰은 막대한 이익을 노리고 각 단계에서 서로 결탁해 고성능 서버를 불법 수출했다며 7명에게 최대 5년을 구형했습니다. 자백한 2명은 감형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자사 직원들에게 고객과 함께 모든 관련 법을 준수하도록 성실히 일할 유인이 충분하다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슈퍼마이크로는 자사가 수사 대상이 아니며 어떤 위법 혐의도 받지 않았고, 자사의 협조가 이번 체포로 이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130대 가운데 74대가 도착했습니다. 자료: 알자지라·타이베이타임스(8/25). 직송분은 총계에서 뺀 값
130대 가운데 74대가 도착했습니다. 자료: 알자지라·타이베이타임스(8/25). 직송분은 총계에서 뺀 값

배임과 문서위조, 횡령은 모두 회사를 피해자로 놓는 죄명입니다. 미국이 정한 수출통제 규정을 어긴 행위가 대만 법정에서는 회사와 직원 사이의 문제로 다뤄지게 됐습니다.

검찰이 배임 혐의를 적용한 배경

수출통제는 미국 법입니다. 미국 상무부가 통제 목록을 정하고, 미국 기술이 들어간 물건이면 미국 밖에서 만들어져도 규정이 적용됩니다. 다만 형사 집행의 관할은 대체로 미국 안에 있어서, 대만 사람이 대만에서 대만 법인의 서버를 인도네시아로 보낸 행위를 미국 검찰이 곧바로 법정에 세우기는 어렵습니다.

물건을 실제로 막아서는 관문은 두 곳입니다. 세관과 회사의 내부 심사입니다.

세관은 서류에 적힌 목적지를 확인합니다. 서류에 인도네시아라고 적혀 있으면 인도네시아행 화물로 처리되고, 그 화물이 최종적으로 누구에게 넘어가는지는 서류에 드러나지 않습니다. 이번 건에서 130대 가운데 58대가 제3국을 거쳐 나간 것도 이 단계에서 걸러지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관문은 회사 안에 있습니다. 제조사와 유통사는 최종 사용자를 확인하고 판매를 승인하는 내부 절차를 운영하며, 이 절차를 통과해야 물건이 출고됩니다. 기소장이 지목한 직위는 유통 담당 매니저와 영업 매니저, 유통사 대표로 모두 이 절차를 직접 다루는 자리입니다.

이 때문에 사건에 붙는 죄명도 달라집니다. 배임은 회사를 위해 일해야 할 사람이 자기 이익을 앞세웠을 때, 문서위조는 서류를 꾸몄을 때, 횡령은 회사 돈을 빼돌렸을 때 성립합니다. 대만에는 이 행위를 직접 처벌하는 조항이 없어 검찰은 기존 형법의 이 세 가지를 빌려야 했습니다.

회사가 피해자가 되면 회사는 수사의 협조자가 됩니다. 슈퍼마이크로가 자사의 협조로 체포가 이뤄졌다고 밝힌 것도 이 구조에서 나옵니다. 규제를 받는 기업이 동시에 그 규제를 집행하는 역할을 맡게 됩니다.

뚫린 자리와 걸린 죄명. 개념 도해. 자료: 알자지라(8/25), 미 상무부 수출관리규정
뚫린 자리와 걸린 죄명. 개념 도해. 자료: 알자지라(8/25), 미 상무부 수출관리규정

1987년 도시바기계 사건

1980년대 서방은 코콤이라는 협의체를 두고 공산권에 보낼 수 없는 물건을 정해 두고 있었습니다. 일본의 도시바기계는 1982년부터 1984년 사이 잠수함 프로펠러를 깎을 수 있는 다축 공작기계와 소프트웨어를 소련에 팔았습니다. 수사 결과 임원들이 수출허가 신청서를 고치고 최종 사용자를 숨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987년 일본 검찰은 그 임원 두 사람을 외국환및외국무역관리법의 허위 신고 조항으로 기소했습니다. 동맹국이 코콤 위반 자체를 처벌하는 조항 대신 자국법의 다른 조항을 빌려 서류를 손댄 행위를 처벌한 것입니다.

두 사건의 차이도 분명합니다. 도시바기계가 판 것은 공작기계 네 대였고, 그것이 프로펠러로 바뀌고 그 프로펠러가 잠수함에 달리는 데는 몇 해가 걸렸습니다. 반면 서버 74대는 설치된 날부터 연산에 쓰입니다. 당시 미국 의회는 도시바 제품에 제재를 매기려 했고 회사 자체가 처벌 대상이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두 회사는 수사에 협조한 쪽에 서 있습니다.

남은 쟁점

다른 죄명을 빌렸다는 사실이 집행력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배임과 문서위조는 입증이 상대적으로 쉽고 형량도 가볍지 않습니다. 다만 130대 가운데 실제로 막힌 것은 56대입니다. 압수된 것은 일본으로 향하던 물량이었고, 인도네시아로 나간 50대는 출고된 뒤에야 확인됐습니다.

이 사건은 아직 기소 단계입니다. 슈퍼마이크로 공동창업자가 올해 3월 미국에서 기소된 건은 본인이 무죄를 주장하면서 재판이 2027년 3월로 미뤄졌고, 이번 9명도 아직 판결을 받지 않았습니다. 기소장에서 공개된 금액은 100만 달러가 넘는다는 횡령 액수뿐이어서 거래 전체가 얼마짜리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이번 기소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수출통제가 실제로 걸리는 지점입니다. 세관은 서류에 적힌 목적지까지만 확인할 수 있고, 최종 사용자를 가리는 일은 제조사와 유통사의 내부 승인 절차가 맡습니다. 대만 검찰이 겨냥한 직위가 모두 그 절차를 다루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통제의 실효선은 국경보다 기업 조직 안쪽에 놓여 있습니다.

대만 형법에 이 행위를 직접 처벌하는 조항이 없어 검찰이 다른 죄명을 빌려야 했다는 점도 함께 볼 대목입니다. 이 공백이 메워지면 미국 상무부가 정한 통제 목록이 대만 국내법의 처벌 근거로 옮겨 적히는 결과가 됩니다. 각국이 연산 설비를 자국 영토 안에 두려는 흐름과 같은 방향에서, 규칙도 각국 법제 안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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