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글2026.08.15
SMIC 2분기 총이익률 25.3%, 웨이퍼 단가 인상 효과
중국 최대 파운드리 SMIC가 13일 2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분기 매출이 처음으로 30억 달러를 넘었고 총이익률은 20.1%에서 25.3%로 올랐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6% 늘었고 분기 가동률은 93.7%를 기록했습니다. 자오하이준 공동 CEO는 실적 콜에서 고객과 협상해 이미 가격을 올렸고 3분기 웨이퍼는 더 받겠다고 말했습니다.
출하량 0.6%, 평균 판매단가 3.8%
분기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0.6%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평균 판매단가는 3.8% 올랐습니다. 매출과 이익률이 함께 오른 데에는 물량 증가보다 가격 상승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파운드리가 이익률을 끌어올리는 통상적인 경로는 두 가지입니다. 더 앞선 공정으로 옮겨 웨이퍼 한 장의 값을 높이는 방법이 하나이고, 수율과 가동률을 개선해 같은 장비에서 더 많은 물량을 뽑아내는 방법이 다른 하나입니다. SMIC는 EUV 노광장비를 들여올 수 없어 앞의 경로에는 들어가지 못합니다. 최선단 공정 경쟁에서 빠진 채 성숙 공정에 집중해 온 배경입니다.
이번 분기의 이익률 개선은 이 두 경로와 성격이 다릅니다. 주문이 생산 능력을 넘어선 상태에서 단가를 조정한 결과이기 때문에, 공정 개선으로 확보한 마진과 유지 조건이 같지 않습니다. 공급이 빠듯한 상태가 이어지는 동안에는 가격 협상에서 회사가 유리한 위치에 서지만, 그 조건이 풀리면 단가부터 되돌아갑니다.
조달 기준 80%와 H200 구매 보류
베이징은 국가 AI 컴퓨팅 그리드 구상에서 핵심 기술의 80%를 국산으로 채우도록 조달 기준을 잡고 있습니다. 자국 기업에는 엔비디아 H200 구매를 잠정 보류하라고 안내했습니다. 미국이 수출 문턱을 낮추던 국면에서 나온 조치로, 국산 칩과 국산 공정을 쓰는 쪽에 수요를 몰아주는 효과를 냅니다.
이런 지침은 중국 내 반도체 주문을 자국 파운드리 쪽으로 돌립니다. 여기에 미국이 몇 해 동안 상위 칩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해 온 효과가 겹칩니다. 중국 기업들은 그동안 구할 수 있는 공정에 맞춰 설계를 바꾸는 방식에 익숙해졌습니다. 개별 칩의 성능이 제한되면서 같은 연산량을 확보하려면 더 많은 칩이 필요해졌고, 그 물량이 성숙 공정 주문으로 이어졌습니다.
용어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이야기되는 AI 투자 호황은 주로 최선단 학습용 가속기를 가리킵니다. SMIC의 이번 실적이 나온 곳은 그 아래층에 있는 성숙 공정과 특화 공정입니다.
올해 감가상각비 30% 증가
SMIC는 올해 감가상각비가 약 30% 늘어난다고 안내했습니다. 설비투자는 지난해와 비슷한 81억 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연말까지 12인치 환산 월 4만 장의 캐파를 더 붙입니다.
지금 짓고 있는 팹은 앞으로 몇 년에 걸쳐 감가상각비로 잡힙니다. 93.7%의 가동률과 오른 단가가 그 고정비를 덮는 동안에는 부담이 실적에 드러나지 않습니다. 다만 가동률의 상당 부분이 조달 규정과 구매 보류 안내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규정이 바뀌는 시점에 매출은 줄고 고정비는 그대로 남습니다. 파운드리 업황이 꺾일 때 이익률이 빠르게 내려앉는 것도 이 구조 때문입니다.
정책 수요와 실제 수요
지금의 주문을 정책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같은 주 딥시크는 API 가격을 최대 11배 올리면서 그 이유로 설비 부족을 들었습니다. 실제 서비스 수요가 함께 늘고 있다면 조달 규정이 벌어 준 기간은 설비를 채우는 시간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반면 이번 실적 자료만으로는 규정이 만든 주문과 실수요에서 나온 주문의 비중을 가려내기 어렵고, 회사도 그 구분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실적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이익률의 폭보다 그것을 떠받치는 조건입니다. 조달 비율을 규정으로 정하고 구매 시점을 정부가 안내하는 시장에서는 경쟁사의 수만큼이나 규정의 내용이 단가에 영향을 줍니다. 미국이 수출 라이선스로 판매 상대를 정하는 방식도 같은 층위에서 작동합니다.
이 때문에 중국 파운드리의 실적을 볼 때는 수율과 원가 지표에 규정 변화의 속도를 함께 놓고 보는 편이 낫습니다. 지금의 총이익률 25.3%가 얼마나 유지될지는 조달 기준과 구매 지침이 언제까지 지금 형태로 남아 있느냐에 크게 좌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