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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글2026.09.30

30년물 금리 2002년 이후 최고, 회사채 물량이 국채를 눌렀습니다

글쓴이오레놀 대덕2026.09.30
미국 워싱턴의 재무부 청사. 이미지: 颐园居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미국 워싱턴의 재무부 청사. 이미지: 颐园居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가 9월 29일 장중 5.61%까지 올라 2002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들어 30년물 금리가 0.7%포인트 오르는 동안 우량 회사채가 국채 대비 더 얹어 받는 금리는 연초와 거의 같은 수준에 머물렀고, 시장에서는 급증한 회사채 발행이 국채로 갈 돈을 끌어간 것을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습니다.

9월 29일의 채권시장

블룸버그에 따르면 30년물 금리는 6거래일 연속 올랐고, 10년물도 장중 5.29%를 찍었습니다. 블룸버그는 물가에 대한 불안과 대규모 회사채 공급을 함께 원인으로 들었습니다. 같은 날 발표된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81.9로 전달 88.6에서 떨어져 2014년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이 제공하는 자료로 올해 흐름을 보면 변화가 더 분명합니다. FRED 기준 30년물 금리는 1월 2일 4.86%에서 9월 28일 5.56%로 올랐고, 같은 기간 10년물은 4.19%에서 5.24%가 됐습니다. 반면 투자등급 회사채의 국채 대비 가산금리(ICE BofA 지수)는 0.79%포인트에서 0.83%포인트로 0.04%포인트 움직이는 데 그쳤습니다. 가산금리는 회사가 돈을 떼일 위험의 값으로 국채 금리 위에 얹는 몫인데, 이 값이 거의 그대로인 채 바탕이 되는 국채 금리만 올라간 것입니다.

미 국채 30년물 금리와 투자등급 회사채 가산금리. 자료: FRED(미 재무부, ICE BofA)
미 국채 30년물 금리와 투자등급 회사채 가산금리. 자료: FRED(미 재무부, ICE BofA)

정부 대신 기업이 금리를 밀어 올리는 구조

경제학 교과서의 구축효과는 정부가 돈을 많이 빌리면 민간이 빌릴 돈이 줄고 민간의 금리가 오른다는 설명입니다. 올해는 방향이 반대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에드 야데니는 회사채로 흘러간 자본은 국채로 흘러가지 않은 자본이고, 그 때문에 시장이 물량을 소화하려면 국채 금리가 올라야 했다고 포천에 설명했습니다(지난 자료·원공개 08/29). 같은 기사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AI 투자 수익을 기대하는 기업들이 금리에 크게 개의치 않고 채권을 찍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물량은 양쪽에서 동시에 늘었습니다. RSM의 조지프 브루수엘라스가 9월 18일 낸 분석을 보면 8월까지 12개월간 미국 회사채 발행은 2조 7,00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30% 많았고, 2016년의 1조 6,000억 달러와 비교하면 크게 불었습니다. 재무부는 3분기 차입 규모를 5월 전망보다 680억 달러 많은 7,390억 달러로 잡았고 4분기에는 6,280억 달러를 예상해, 하반기 순차입만 1조 3,670억 달러에 이릅니다. 세이지어드바이저리는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이 9월 중순까지 약 1,320억 달러의 채권을 발행했고, 그중 한 건은 약 530억 달러 규모였다고 집계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비슷한 신용도의 회사채가 국채보다 금리를 조금 더 주면서 대량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채권을 사는 돈이 한정돼 있으면 국채를 팔려는 쪽이 값을 낮춰야 하고, 채권값이 내려가면 금리는 올라갑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있는 워싱턴의 에클스 빌딩. 이미지: Federal Reserve / Wikimedia Commons (퍼블릭 도메인)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있는 워싱턴의 에클스 빌딩. 이미지: Federal Reserve / Wikimedia Commons (퍼블릭 도메인)

회사채만의 문제로 보기 어려운 이유

금리 상승을 회사채 물량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연방 재정적자는 올해 2조 달러, 국채 이자 비용은 연 1조 달러 수준으로 불어났고, 유가와 지정학적 긴장도 물가 우려를 키웠습니다. 계절 요인도 있습니다. 블룸버그 집계로 지난 10년간 미 국채는 9월에 중간값 기준 0.9%, 10월에 0.7%의 손실을 냈습니다.

가산금리가 앞으로도 제자리에 있을지도 알 수 없습니다. 앞의 포천 기사에 따르면 S&P글로벌은 현금흐름이 탄탄하다고 여겨지던 발행사들의 부채가 빠르게 늘어나는 데 대해 시장 참가자들의 경계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가산금리가 벌어지기 시작하면 기업은 오른 국채 금리에 더 넓어진 가산금리까지 함께 부담하게 됩니다.

관점

이번 움직임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장기 금리를 정하는 수요와 공급에 AI 설비투자가 직접 들어왔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장기 금리는 재정적자와 연준의 정책 경로로 주로 설명됐는데, 올해는 기업이 찍는 채권이 같은 투자자 자금을 두고 국채와 경쟁하는 구도가 수치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회사채 가산금리가 좁은 상태에서 국채 금리가 오르는 조합은 채권시장이 아직 AI 기업의 상환 능력을 의심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국내에는 이 흐름이 장기 금리를 통해 전해집니다. 이 섹션이 9월 22일 다룬 대로 한미 장기 금리는 함께 움직이는 정도가 커져 있어, 미국 30년물이 오르면 국내 장기채 금리와 기업의 조달 비용에도 부담이 옮겨 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글 오레놀 대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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