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글2026.09.29
미국 모기지 금리 7% 재돌파, 기존 대출 79%는 6% 미만
미국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9월 24일 7.03%로 올라 2025년 1월 이후 처음 7%를 넘었습니다. 기존 대출의 약 79%는 6% 미만 금리에 묶여 있어, 금리 상승이 집값보다 거래량을 먼저 줄이는 흐름이 다시 짙어지고 있습니다.
다섯 주 연속 오른 금리
프레디맥 주간 조사를 정리한 WRE뉴스에 따르면 30년 고정금리는 8월 20일 6.65%에서 다섯 주 연속 올라 9월 24일 7.03%가 됐습니다. 1년 전에는 6.30%였고, 15년 고정금리는 6.42%였습니다. 모기지 금리가 7%를 넘은 것은 2025년 1월 16일(7.04%) 이후 처음입니다. 40만 달러를 30년 고정으로 빌리면 매달 원리금이 약 2,669달러로, 1년 전 금리보다 193달러가량 많습니다.
미국 모기지 금리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를 따라 움직입니다. 30년짜리 대출이라도 중간에 갚거나 갈아타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는 10년 안팎에 돈이 돌아오기 때문에, 대출 채권을 사들이는 투자자는 10년물 국채를 기준으로 값을 매깁니다. 10년물 금리는 9월 28일 장중 5.27%까지 올라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관한 이란의 제안을 거부하면서 유가가 다시 오른 영향이 컸다고 BNN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9월 24일 기준으로 모기지 금리와 10년물 금리(5.17%)의 차이는 1.9%포인트 안팎입니다. 2023년 한때 3%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은행과 채권 투자자가 얹는 몫은 크지 않은 편이고, 이번 상승은 대부분 국채 금리에서 왔습니다.
6% 미만 대출 79%, 팔지 않는 집주인
리얼터닷컴이 연방주택금융청(FHFA)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25년 3분기 기준 미국 모기지 잔액 가운데 20.0%가 금리 3% 미만, 31.5%가 3~4%였습니다. 6% 미만을 모두 더하면 78.8%입니다(지난 자료·원공개 01/14). 저금리였던 2020~2021년에 집을 사거나 대출을 갈아탄 가구가 그만큼 많다는 뜻입니다.
이런 집주인이 집을 팔고 새 집을 사면 3%대 대출을 7%대 대출로 바꿔야 합니다. 같은 40만 달러라도 금리 3.5%에서는 매달 원리금이 약 1,796달러인데, 7.03%에서는 2,669달러가 됩니다. 이 차이 때문에 이사를 미루는 현상을 금리 고정 효과(lock-in)라고 부릅니다. 매물이 덜 나오니 거래가 줄고, 공급이 묶여 있어 집값은 크게 내려가지 않습니다. 모기지은행협회 집계로 주택 구매용 대출 신청은 지난주 1년 전보다 11% 줄었다고 CNN은 보도했습니다.
조금씩 풀리던 고정 효과
같은 자료에서 금리 6% 이상 대출의 비중은 21.2%로, 3% 미만(20.0%)을 처음 넘어섰습니다. 리얼터닷컴의 대니엘 헤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6%를 넘는 대출이 팬데믹 시기 초저금리 대출보다 많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사나 전근처럼 미룰 수 없는 이유로 집을 사고파는 가구가 해마다 생기기 때문에 고금리 대출의 비중은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늘어납니다.
다만 새 대출 금리가 7%를 넘으면 이 속도가 다시 느려질 수 있습니다. 브라이트MLS의 리사 스터트번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7%가 심리적 장벽이라며 올가을 거래가 크게 둔화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반면 프레디맥의 샘 카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탄탄한 고용과 성장세가 주택시장을 받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분포 자료가 2025년 3분기 기준이라 올해 들어 달라진 비중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관점
이번 7% 재돌파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미국 가계의 주택 금융 비용이 연준의 기준금리보다 국채 시장의 장기금리에 더 직접 묶여 있다는 점입니다. 재정적자와 유가, 기간 프리미엄(장기 채권을 들고 있는 대가로 투자자가 요구하는 추가 금리)이 10년물 금리를 끌어올리면 그 부담은 새로 집을 사는 가구의 월 상환액으로 옮겨 가고, 기존 대출의 약 79%가 6% 미만에 묶여 있는 한 충격은 집값 하락보다 거래 감소의 형태로 먼저 나타납니다.
국내는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아 금리가 오르면 기존 차주의 이자 부담이 곧바로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한미 장기금리가 함께 움직이는 요즘에는 같은 금리 충격이 두 나라 가계에 서로 다른 경로와 시차로 전달된다는 점을 함께 살펴볼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