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글2026.09.28
소프트뱅크 정크본드 111억 달러, 최고 금리 9.75%
소프트뱅크그룹이 9월 23일 회사채 111억 달러어치를 팔았습니다. 신용등급이 투자적격 아래인 이른바 정크본드로는 사상 최대 규모이고, 최고 금리는 9.75%로 이 회사 달러 채권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조달한 돈은 오픈AI 투자 약정을 채우는 데 들어갑니다.
발행 조건
US뉴스 보도에 따르면 달러 채권은 세 종류입니다. 만기 3년 반짜리 10억 달러는 연 8.625%, 5년 반짜리 45억 달러는 9.25%, 7년 반짜리 45억 달러는 9.75%의 이자를 줍니다. 여기에 유로 채권 두 종류가 5억 유로씩 붙었고, 금리는 4년물 7.125%, 6년물 8%입니다. 종전 최대 기록은 2014년 프랑스 통신사 뉴메리케이블의 109억 달러였습니다.
서울경제 영문판은 주문이 200억 달러를 넘었다고 전했습니다. S&P와 피치는 소프트뱅크에 투기등급 가운데 가장 높은 BB+를 매기고 있습니다. 소프트뱅크는 오픈AI에 모두 646억 달러를 넣기로 약정했으며, 이번 자금은 이 약정과 인수합병에 쓰입니다.
같은 회사, 다섯 해 사이 두 배 가까이 오른 금리
소프트뱅크가 2021년 6월 달러와 유로로 73억 달러를 조달했을 때 금리는 2.125~5.25%였습니다. 회사채 금리는 국채 금리에 그 회사의 부도 위험을 반영한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지는데, 이번에는 두 부분이 모두 올랐습니다.
바탕이 되는 미국 국채 금리부터 크게 달라졌습니다. 2021년 중반 1%대였던 10년물 금리는 CNBC 집계로 최근 5.17% 안팎까지 올라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가산금리도 등급에 비해 두껍게 붙었습니다. 서울경제 영문판에 따르면 3년 반짜리 채권의 초기 제시 금리 하단 8.75%는 미국 시장에서 소프트뱅크보다 등급이 네 단계 낮은 B- 채권의 평균 수익률 8.5%에 가까웠습니다. 소프트뱅크의 주요 자산이 비상장사인 오픈AI 지분에 몰려 있고, 한 번에 시장에 나온 물량도 컸다는 점이 투자자들이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한 배경으로 풀이됩니다.
데이터센터 쪽으로 번지는 이자 부담
고금리 채권으로 AI 설비 자금을 대는 곳은 소프트뱅크만이 아닙니다. 블룸버그는 같은 날 코어위브에 임대할 데이터센터를 짓는 개발사가 정크본드 11억 달러어치를 팔았고, 코어위브 임대용 시설을 위해 하이일드 시장에서 모인 돈이 80억 달러를 넘었다고 전했습니다. CNBC에 따르면 코어위브는 6월 분기 보고서에서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마다 변동금리 부채의 이자 비용이 약 3,000만 달러 늘어난다고 밝혔습니다.
피치의 아오야마 사토루는 미국 대형 클라우드 회사들도 빚을 늘려 왔지만 신용등급이 높았다며, AI 관련 차입이 이제 대규모로 하이일드 시장에 들어왔다고 평가했습니다. 올해 들어 대형 클라우드 회사들의 채권 발행은 2,000억 달러를 넘어 한 해 전의 두 배가 됐습니다.
한계와 반대 논거
주문이 발행액의 두 배 가까이 몰렸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이 금리라면 위험을 받아들이겠다고 판단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발행 직후 소프트뱅크 주가도 올랐습니다. 다만 이 수요가 고금리 자체에 끌린 것인지, 오픈AI의 사업 전망을 믿은 것인지는 주문 내역만으로 구분되지 않습니다. 소프트뱅크가 가진 오픈AI 지분의 가치는 비상장 투자 유치에서 매겨진 값이어서, 상장 주식처럼 시장에서 매일 검증받는 값은 아닙니다.
관점
이번 발행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AI 설비 투자의 조달 비용이 이제 국채 금리와 함께 움직이는 구간에 들어섰다는 점입니다. 빅테크는 쌓아 둔 현금과 높은 등급으로 금리 변동을 흡수할 수 있지만, 소프트뱅크와 코어위브 같은 회사는 기준 금리가 오를 때마다 이자 부담이 바로 커집니다. 연준이 추가 인상을 저울질하는 동안 이 회사들이 약속한 설비 투자가 제 속도를 낼 수 있는지는 금리 경로에 달려 있고, 국내 메모리와 전력 설비 업체가 받는 주문의 일부도 결국 이런 고금리 차입에서 나온다는 점을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