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글2026.09.27
연준,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규칙안 공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회가 9월 24일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지켜야 할 준비금과 자본 규칙안을 공개했습니다. 달러와 1대1로 가치를 맞추는 이 디지털 토큰의 준비금을 만기 93일 이하 국채와 현금성 자산으로 묶는 내용입니다.
준비금은 초단기 국채와 현금으로
연준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사회는 GENIUS법 시행 규칙안 두 건을 내고 60일간 의견을 받습니다. GENIUS법은 2025년 7월 제정된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법입니다. 이번 안은 연준이 감독하는 발행사에 적용되는데, 연준 회원 은행의 발행 자회사와 발행 잔액이 100억 달러를 넘는 주 인가 발행사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규칙안 원문이 인정하는 준비자산은 달러 현금, 연준 예치금, 요구불 예금, 남은 만기 93일 이하 국채, 국채를 담보로 하루 동안 돈을 빌려주고 받는 익일물 환매조건부거래(레포), 그리고 이런 자산에만 투자하는 펀드 지분 등입니다. 준비금의 공정가치는 언제나 발행한 코인의 액면 총액 이상이어야 하고, 환매 요청은 2영업일 안에 처리해야 합니다. 코인 보유자에게 이자나 수익을 주는 것은 금지됩니다.
자본 규칙도 함께 나왔습니다. 이사회 메모를 보면 무보험 예금과 담보가 부족한 레포에는 2%의 자본을 쌓아야 합니다. 운영위험 자본은 발행 잔액 가운데 처음 200억 달러에 2%, 다음 300억 달러에 1.5%, 500억 달러를 넘는 부분에 1%를 매기고, 준비금 외 수익의 3년 평균 25%를 더합니다. 분기 말 기준 미달이 다음 분기 말까지 이어지면 준비금을 모두 처분하고 코인을 상환해야 합니다.
국채 시장에 생기는 새 수요처
규칙안의 경제 분석은 이 요건이 단기 국채와 국채 담보 레포에 "구조적 수요"를 만든다고 적고, 정부 자금 조달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근거로 인용한 국제결제은행(BIS) 연구는 스테이블코인에 큰 자금이 들어올 때 3개월 국채 금리가 0.025~0.035%포인트 내려가고, 다른 만기에는 영향이 거의 없다고 추정했습니다.
재무부도 같은 방향을 보고 있습니다. 프랜시스 브룩 재무부 부장관은 9월 22일 뉴욕 연방준비은행 국채시장 콘퍼런스 연설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만기가 가까운 국채를 이미 2,000억 달러 가까이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GENIUS법 규칙이 확정되면 발행사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흐름은 미국 정부가 돈을 빌리는 방식과 맞물립니다. 같은 연설에 따르면 재무부는 7~8월 재정 지출을 감당하려고 만기 1년 이하 단기 국채의 순공급을 5,500억 달러 넘게 늘렸고, 그중 약 85%를 머니마켓펀드(MMF)가 받아냈습니다. 연준도 올해 단기 국채를 3,000억 달러 넘게 사들였습니다. 짧은 만기로 많이 빌릴수록 이를 꾸준히 사줄 투자자층이 중요해지는데,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법에 따라 단기 국채를 들고 있어야 하는 새 매수자로 들어오게 됩니다.
예금 이동과 스트레스 위험
반론도 있습니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의 스테판 제이코위츠 이코노미스트는 2025년 8월 처음 공개한 분석에서 스테이블코인을 사는 돈의 상당 부분이 은행 예금에서 나올 것으로 봤습니다. 현재 자산 구성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은행에서 발행사로 1달러가 옮겨갈 때 국채 보유는 약 0.30달러 늘고 은행 대출은 약 0.50달러 줄어든다는 계산입니다.
시장 규모도 기대보다 작습니다. 연준 FEDS 노트에 따르면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4월 6일 기준 3,170억 달러였고, 블룸버그 집계를 인용한 9월 보도로는 3,000억~3,100억 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거론한 2조 달러와는 거리가 큽니다. USDC 준비금 일부는 정부 MMF를 거쳐 운용되기 때문에 두 수요를 따로 떼어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시장이 흔들릴 때의 위험도 남아 있습니다. 마이클 바 연준 이사는 성명에서 시장 스트레스 때는 유동성이 높은 국채 가치에도 압력이 생길 수 있다며, 규칙이 금리와 환율 위험을 충분히 다루는지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규칙안은 준비자산 가중평균 만기 30일 제한, 단일 금융기관 노출 40% 한도 같은 수치 기준을 질문 형태로만 올려 두었습니다. 2023년 3월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때 USDC 준비금 33억 달러가 묶였던 사례도 원문에 함께 실렸습니다.
시행까지 남은 쟁점
GENIUS법 시행일은 2027년 1월 18일과 최종 규칙 발표 후 120일 가운데 이른 날입니다. 그 전까지 준비금 분산 기준을 원칙으로 둘지 숫자로 정할지, 국채 매각이 시장에 주는 충격을 어떻게 막을지가 의견 수렴의 중심이 될 전망입니다. 단기 국채를 누가 얼마나 꾸준히 사주느냐는 재무부가 단기채 비중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느냐와 연결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두고 은행 중심 컨소시엄안과 핀테크 개방안이 맞서면서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이 9월 시한을 넘길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미국 규칙이 준비자산 범위와 은행 예금 이동 문제를 어떻게 정리하는지가 국내 논의에서도 비교 기준으로 쓰일 가능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