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글2026.09.26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AI 생태계 대마불사 여부 점검 제기
제프 슈미드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AI와 데이터센터 투자를 두고 "대마불사 AI 생태계로 가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9월 25일 전했습니다. 미국 중앙은행 인사가 AI 투자 자금을 금융안정의 문제로 공개 거론한 것으로, 그 자금이 회사채와 사모 대출, 장부 밖 구조로 퍼져 있다는 점이 배경입니다.
슈미드 총재가 한 말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슈미드 총재는 "AI와 데이터센터 건설에서 일어나는 일을 종합해 보면서 우리가 대마불사 AI 생태계로 가고 있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어떻게 이해할지 조금 걱정된다"며 "시스템적인 것이 있는가"라고 물었습니다. 대마불사는 2007~2009년 금융위기 때처럼 한 회사가 무너지면 다른 곳까지 연쇄로 흔들리기 때문에 정부가 결국 구제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다른 보도는 슈미드 총재가 빅테크, 반도체 회사, 클라우드 업체, 데이터센터 운영사, 에너지 회사, 금융기관이 투자와 상업 계약으로 점점 더 엮이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발언에서 기준금리에 대한 언급은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돈이 들어가는 세 갈래 길
AI 설비 투자 자금은 크게 세 경로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첫째는 빅테크가 직접 발행하는 회사채입니다. 로이터가 9월 22일 인용한 골드만삭스 자료는 대형 클라우드 업체의 2027년 채권 발행액을 4,200억 달러로 추정했는데, 올해보다 60% 많은 규모입니다.
둘째는 사모 대출입니다. 은행이 아닌 자산운용사 펀드가 데이터센터 건설 자금을 직접 빌려주는 방식으로,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아 규모와 조건이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셋째는 장부 밖 구조입니다. 대표 사례가 메타의 루이지애나주 하이퍼리언 데이터센터입니다. 메타는 2025년 10월 자산운용사 블루아울과 합작법인을 세워 블루아울이 80%, 메타가 20%를 갖고 메타는 이 시설을 빌려 쓰는 세입자가 되었습니다. 사업 규모는 270억 달러로 보도됐습니다. 메타는 초기 16년 동안 시설 가치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차액을 물어주기로 보증했는데, 이 보증은 부채로 잡히지 않고 재무제표 주석에만 등장합니다.
채권시장이 매기는 값
채권시장은 이미 AI 관련 회사채에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같은 골드만삭스와 ICE BofA 자료에서 AI 관련 기업 회사채의 가산금리, 즉 국채보다 더 얹어 주는 금리는 1.15%포인트로 투자등급 회사채 전체 평균 0.78%포인트보다 높았습니다. 메타가 최근 텍사스 데이터센터 자금으로 낸 120억 달러 채권의 금리는 약 7.5%로, 2025년 10월 거래보다 0.4%포인트가량 높았습니다.
이 구조에서 위험이 옆으로 번지는 길은 계약입니다. 데이터센터를 지은 회사는 소수의 빅테크가 내는 임대료로 빚을 갚고, 그 빚은 회사채와 사모 대출의 형태로 여러 기관투자가와 펀드에 나뉘어 있습니다. 전력회사는 데이터센터 수요를 전제로 송전망을 늘리고 있습니다. AI 서비스의 수익이 기대보다 늦게 나오면 임대 수요가 줄고, 그 영향이 건설 대출과 채권, 전력 요금까지 한꺼번에 미칠 수 있습니다.
반론과 한계
슈미드 총재는 지금이 대마불사 상태라고 단정하지 않았고, 점검이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에 그쳤습니다. 투자를 이끄는 빅테크는 현금 창출력이 크고 신용등급도 높아서, 2008년 당시 차입 비율이 높았던 은행과는 사정이 다릅니다. 가산금리 차이 역시 아직 투자등급 안의 폭에 머물러 있습니다. 다만 사모 대출과 장부 밖 구조는 연방준비제도가 직접 감독하는 영역이 아니어서, 총재 스스로 말한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부터 쉽지 않습니다. 이번 발언과 함께 공개된 별도의 노출 규모 추정치는 없습니다.
관점
이번 발언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AI 투자를 보는 기준이 기술과 실적에서 자금 조달 구조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채권시장은 이미 AI 회사채에 별도의 가산금리를 붙이기 시작했고, 이 차이가 벌어지는지가 시장이 위험을 어떻게 다시 계산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됩니다. 국내 메모리 업체의 주문이 이 빚으로 짓는 데이터센터에서 나오는 만큼, 미국의 AI 회사채 금리는 국내 반도체 실적 전망과도 이어진 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