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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글2026.09.25

30년물 5.5%, 시장이 먼저 그린 연준 인상 경로

글쓴이오레놀 대덕2026.09.25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9월 24일 장중 5.501%까지 올라 2004년 6월 이후 가장 높아졌습니다. 연준이 다음 행보를 미리 알리지 않는 가운데, 선물시장은 10월 회의에서 금리를 한 번 더 올릴 확률을 일주일 사이 49%에서 75% 이상으로 높였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건물(에클스 빌딩). 이미지: AgnosticPreachersKid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미국 워싱턴의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건물(에클스 빌딩). 이미지: AgnosticPreachersKid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이틀 동안 벌어진 일

CNBC에 따르면 24일 10년물 금리는 5.223%로 2007년 6월 이후, 30년물은 5.501%로 2004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2년물은 4.941%였습니다. 전날인 23일 10년물은 2025년 4월 7일 이후 가장 큰 하루 상승폭을 보였습니다.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 구매관리자지수(PMI)와 높은 유가, 연준 인사들의 발언이 한꺼번에 겹쳤습니다.

마이클 바 연준 이사는 23일 연설에서 물가를 목표로 되돌리려면 "추가 정책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고,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4일 런던에서 연내 한 번 더 인상을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습니다. 금리 상승은 미국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일본 10년물은 1996년 8월 이후 최고로 올랐고, 영국과 독일 국채 금리도 여러 해 만의 고점을 새로 썼습니다.

만기별 미국 국채 금리와 1990~2006년 10년물 평균. 자료: CNBC 9/24 보도
만기별 미국 국채 금리와 1990~2006년 10년물 평균. 자료: CNBC 9/24 보도

예고 없는 연준과 시장의 가격

연준은 지난주 3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3.75~4%로 조정했습니다. 6월만 해도 연준 위원들의 전망은 올해 한 번 올리고 멈춘 뒤 이후 몇 년에 걸쳐 내리는 경로였습니다. 지금 선물시장은 10월 인상에 이어 연말이나 내년 초에 한 번 더, 내년까지 모두 네 차례 인상을 가격에 넣고 있습니다.

이 간극이 커진 배경에는 연준의 소통 방식 변화가 있습니다. 5월 취임한 케빈 워시 의장은 금융위기 이후 연준이 써 온 선제 안내(앞으로의 금리 방향을 미리 알려 시장 기대를 이끄는 방식)를 거두고, 시장 가격을 정책 판단의 재료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그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10년물 국채를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고 불렀습니다. UBS의 조너선 핑글은 역대 어느 의장도 금융시장 신호를 이만큼 강하게 정책 입력값으로 강조한 적이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방식에서는 신호가 양쪽으로 돕니다. 연준은 시장 가격을 보고 결정하고, 시장은 연준의 다음 결정을 추측해 가격을 매기기 때문에, 방향을 잡아 주는 안내가 없으면 한쪽의 작은 움직임이 다른 쪽을 크게 흔들 수 있습니다.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는 안내 없이 연속으로 올리면 금리 곡선 전체가 예측하기 어려운 폭으로 다시 매겨지고, 반대로 시장이 이미 반영한 인상을 건너뛰면 큰 폭의 되돌림이 온다고 짚었습니다.

10월 회의 인상 확률의 변화. 자료: CME 페드워치, CNBC 9/24 보도
10월 회의 인상 확률의 변화. 자료: CME 페드워치, CNBC 9/24 보도

오른 것은 실질금리와 재정 부담

씨티그룹의 앤드루 홀렌허스트는 이번 상승을 실질금리(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분을 뺀 금리)가 오른 결과로 봤습니다. 투자자들이 연준이 정책금리를 더 높게 가져갈 가능성을 반영하면서 단기와 장기 금리가 함께 올랐고, 연준이 물가를 방치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흔적은 찾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재정 쪽 부담도 겹쳐 있습니다. 의회예산국 자료 기준으로 올해 연방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의 6%를 넘을 전망입니다. 초당파 단체인 책임있는연방예산위원회(CRFB)는 10년물 5%가 의회예산국 기본 전망보다 약 0.8%포인트 높은 수준이며, 이 금리가 10년간 이어지면 연간 이자 비용이 2조 7,000억 달러로 사회보장이나 메디케어 지출보다 커진다고 계산했습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장기채 되사기를 늘리며 "불균형이 있을 때 균형 쪽으로 되돌리는 것이 내 일"이라고 말했고, 시장에서는 재무부가 장기채 발행을 줄이고 단기채 비중을 늘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연준이 단기금리를 올리는 동안 단기채를 늘리면 이자 부담은 그만큼 빨리 커집니다.

미국 워싱턴의 재무부 청사. 이미지: Tony Webster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미국 워싱턴의 재무부 청사. 이미지: Tony Webster /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다른 해석

시장 전망이 앞서 나갔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구하는 시장의 인상 기대가 "지나치게 공격적"이라고 봤고, 애나 폴슨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추가 긴축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폭은 "완만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금리가 유가와 중동 정세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반대편에는 더 많은 인상을 예상하는 쪽이 있습니다. RSM의 조 브루수엘라스는 자체 모형에서 10년물이 5.5%까지 오르면 성장률은 1.5%로 낮아지고 실업률은 4.7%로 오르지만 근원물가는 2.4%에 머문다는 결과를 얻었다며, 인상이 다섯에서 여섯 차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긴 흐름에서 보면 1990~2006년 10년물 평균은 약 5.9%였고, 지금 금리는 여전히 그 평균보다 낮습니다.

관점

이번 금리 급등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금리 경로를 정하는 주체가 흐려졌다는 점입니다. 선제 안내가 있던 시기에는 연준이 기대를 만들고 시장이 따라갔지만, 지금은 시장 가격이 먼저 움직이고 연준이 그 가격을 참고하는 구조여서 같은 소식에도 변동폭이 커지기 쉽습니다. 여기에 연준은 단기금리를 올리고 재무부는 장기채를 되사며 발행 구성을 바꾸는 식으로, 두 기관이 장기금리에 서로 다른 방향의 힘을 주고 있습니다.

국내로는 장기금리 경로를 통해 이어집니다. 한미 장기금리의 동조화가 강해진 상황이어서, 미국 30년물이 20여 년 만의 수준에 머무는 동안 국내 장기 국고채와 이를 많이 보유한 보험사·연기금의 자산 평가도 같은 방향의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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