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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글2026.09.21

AI 설비투자가 숙련공의 임금표를 다시 썼습니다

글쓴이오레놀 대덕2026.09.21

데이터센터 건설과 운영에 사람을 구하지 못해 임금이 오르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9월 20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습니다. AI 설비투자가 칩과 전력을 거쳐 이제 수리공·전기공 임금에까지 닿았습니다. (지난 자료·원공개 08/25)

공사 현장 사무소에서 도면을 보는 건설 전기공과 철골공. 이미지: 미 해군 (퍼블릭 도메인)
공사 현장 사무소에서 도면을 보는 건설 전기공과 철골공. 이미지: 미 해군 (퍼블릭 도메인)

구하기 어려운 직무에 값이 붙었습니다

인력서비스 기업 켈리가 8월 25일 낸 2026 데이터센터 급여 가이드는 미국 데이터센터 주요 직무의 연봉 중간값을 정리했습니다. 데이터센터 운영 총괄이 17만 8천 달러, AI 엔지니어가 17만 5천 달러였고, 시공 관리자가 12만 8천 달러, 기술 전문가가 11만 2천 달러로 나왔습니다.

미국 데이터센터 주요 직무의 연봉 중간값
미국 데이터센터 주요 직무의 연봉 중간값

수요가 몰리는 기술도 특정됩니다. 고용주의 92%가 액체냉각 시운전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고 답했고, 중전압 전기 설비 경험이 88%, GPU 클러스터 운영이 84%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운영사의 90%는 인력 부족을 성장의 결정적인 제약으로 꼽았고, 재직자의 25%가 경쟁사에 스카우트로 빠져나갔습니다. 조사는 급여 데이터 18조 건과 급여명세서 860만 건, 미국 노동통계국 자료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지역이 같은 직무의 값을 나눕니다

같은 일을 해도 어디서 하느냐에 따라 받는 돈이 크게 벌어집니다. 실리콘밸리는 전국 기준보다 34.2% 높고 북버지니아가 16.0% 높은 반면, 오마하는 11.8% 낮습니다.

데이터센터 직무의 전국 기준 대비 지역별 급여 차이
데이터센터 직무의 전국 기준 대비 지역별 급여 차이

이 분포가 나오는 이유는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기능의 성격과 관계가 있습니다. 건물은 전력이 싼 곳에 짓기 때문에 땅값이 싼 지방으로 퍼지지만, 그 건물을 시운전하고 유지하는 사람은 그 지역에서 새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중전압 설비를 다루거나 수만 개의 GPU가 들어간 냉각 회로를 책임질 수 있는 인력은 전국에 한정된 수가 있고, 그 사람들을 끌어오려면 원래 일하던 곳의 임금을 넘겨야 합니다. 설비투자가 금액으로는 단기간에 불어나는데 시운전 기술자를 키우는 데는 몇 년이 걸리면서, 몰린 돈이 가격으로 먼저 터져 나오는 구간이 만들어졌습니다.

데이터센터는 전력과 냉각 설비가 건물 규모를 결정합니다. 이미지: U.S. Army Corps of Engineers (CC BY 2.0)
데이터센터는 전력과 냉각 설비가 건물 규모를 결정합니다. 이미지: U.S. Army Corps of Engineers (CC BY 2.0)

순서대로 읽으면 과장되는 숫자들

이 수치를 물가 전반의 신호로 읽기에는 조건이 붙습니다. 조사를 낸 곳이 인력 중개로 수익을 내는 회사이므로 인력난을 강조할 이해관계가 있습니다. 중간값은 이미 데이터센터에 취업한 사람들을 재어 난 값이어서, 지원했다가 떨어진 사람은 들어가지 않습니다. 전기공·배관공 전체 임금이 아니라 데이터센터로 옮긴 사람들의 임금이라는 점도 분명히 해 두어야 합니다. 미국 노동통계국의 전체 건설업 임금 상승률은 이보다 훨씬 완만합니다.

그렇더라도 이번 자료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AI 설비투자가 가격을 건드리는 지점이 옴기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난해까지 이 지출은 반도체와 전력 요금에서 읽혔고, 올해 들어서는 채권시장의 발행 물량으로 옮겨갔습니다. 임금은 한번 오르면 내리기 어렵고 시설 하나가 아니라 지역 노동시장 전체에 가격을 옮기기 때문에, 설비투자가 멈춘 뒤에도 기준선이 그대로 남습니다.

국내로 옮겨 보면 순서가 조금 다릅니다. 수도권 밖 데이터센터 분양은 전력 계통과 지자체 인허가 먼저 문제가 되어 있고, 인력은 그다음 순서로 불거져 왔습니다. 미국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이 순서의 끝에 인건비 항목이 한 번 더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고, 이것은 사업자의 공사비 추정치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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