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글2026.09.16
10년물 5% 돌파, 기간 프리미엄 2011년 이후 최고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9월 15일 장중 5.041%까지 올라 2007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장기 채권을 오래 들고 있는 대가로 투자자가 요구하는 웃돈인 기간 프리미엄은 2011년 2월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습니다.
연준 회의 첫날 5%를 넘은 10년물
CNBC 보도에 따르면 10년물 금리는 15일 장중 5.041%를 찍은 뒤 4.996% 부근으로 내려왔습니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틀짜리 정책회의를 시작한 날이었고, 중동 전쟁이 번지면서 원유 공급이 더 막힐 수 있다는 우려에 유가가 다시 뛰었습니다. 2년물 금리도 4.656%로 52주 최고치를 새로 썼습니다.
시장은 연준이 16일(현지 시각) 회의를 마치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3.75~4.00%로 조정할 가능성을 92%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인베스팅닷컴은 금리 상승 배경으로 에너지발 물가 우려, 정부의 대규모 국채 발행, AI 설비를 짓기 위한 기업 차입을 함께 꼽았습니다. 결정은 한국 시각 17일 새벽에 나옵니다.
미국 정부가 빌리는 규모도 줄지 않았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6 회계연도 첫 11개월 재정적자는 1조 9,700억 달러로, 기록상 가장 큰 편에 속합니다.
10년물 금리를 나누어 보면
10년물 금리는 두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앞으로 10년 동안 단기 금리가 평균 얼마일지에 대한 기대이고, 다른 하나는 돈을 10년 동안 묶어 두는 사이에 물가나 재정이 예상과 달라질 위험을 감수하는 대가로 투자자가 추가로 요구하는 보상입니다. 뒤쪽을 기간 프리미엄이라고 부릅니다. 직접 거래되는 값이 아니어서 모형으로 추정합니다.
연준 이사회가 내는 김-라이트 모형 추정치(FRED 공개 자료)를 보면 10년물 기간 프리미엄은 9월 11일 0.96%였습니다. 2011년 2월(0.98%) 이후 가장 높은 값입니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이 값은 대체로 0% 안팎에 머물렀고, 2020년에는 연평균 마이너스 0.52%까지 내려갔습니다. 장기 채권을 사는 투자자가 웃돈을 받기는커녕 오히려 낮은 금리를 감수하던 시기였습니다.
2023년 10월과 비교한 금리 구성
10년물이 5% 가까이 올랐던 직전 사례는 2023년 10월 19일입니다. 그날 10년물은 4.98%였고 올해 9월 11일은 4.96%로 거의 같습니다. 구성은 다릅니다. 2023년에는 2년물이 5.14%로 10년물보다 높았고 기간 프리미엄은 0.66%였습니다. 당장의 기준금리가 높은 상태에서 시장이 곧 인하를 예상하던 국면이었습니다.
올해 9월에는 2년물이 4.63%로 10년물보다 낮고, 기간 프리미엄이 0.96%로 커졌습니다. 5%에 가까운 금리 가운데 장기 보유의 위험에 대한 보상이 차지하는 몫이 늘어난 것입니다. 기준금리 인상 기대만으로는 10년물이 이만큼 오른 이유를 다 설명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추정치의 한계
기간 프리미엄은 모형에 따라 값이 달라집니다. 뉴욕 연은의 ACM 모형은 8월 13일 기준 0.80%로, 김-라이트 모형보다 낮게 잡습니다. 두 모형 모두 방향은 같지만 수준을 두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장중 5%라는 숫자도 하루 사이에 되돌려질 수 있고, 유가가 안정되면 물가 기대가 먼저 꺾일 수 있습니다. 재무부가 장기 국채 되사기를 늘렸지만 규모가 작아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도 함께 나옵니다.
장기 조달 비용이 먼저 오르는 국면
이번 국면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금리 수준보다 구성의 변화입니다. 기간 프리미엄이 커지면 장기로 돈을 빌리는 쪽의 부담이 기준금리보다 빠르게 늘어납니다. 수십 년에 걸쳐 전기료와 임대료를 받아 빚을 갚는 데이터센터와 발전 설비의 자금 조달이 여기에 가장 먼저 걸리고, 미래 이익의 비중이 큰 성장 기업의 평가에도 같은 할인율이 적용됩니다.
국내에서는 미국 10년물이 달러 장기 차입의 기준 역할을 하고 있어 해외 채권을 발행하는 기업과 공기업의 조달 비용에 곧바로 반영됩니다. 17일 새벽 연준 결정 뒤에도 2년물보다 10년물이 더 오른다면, 시장이 걱정하는 대상이 이번 인상 한 번보다 앞으로 10년의 물가와 재정 쪽에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습니다.
글 오레놀 대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