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글2026.09.15
8월 ICT 수출 599억 달러, 메모리 가격이 끌어올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월 14일 8월 ICT 수출이 599억 8,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62.6% 늘어 월간 최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증가를 이끈 메모리 반도체 수출액은 1년 새 약 3.9배가 됐고, 같은 기간 범용 D램 고정거래가격은 약 4.4배로 올랐습니다.
전체 수출의 61%가 ICT
과기정통부와 산업통상부 집계에 따르면 8월 ICT 수출은 599억 8,000만 달러, 수입은 186억 1,000만 달러로 ICT 무역수지는 413억 7,000만 달러 흑자였습니다. 흑자가 400억 달러를 넘은 것은 처음입니다. ICT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1.0%로 처음 60%를 넘었습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수출이 466억 7,000만 달러로 209.0% 늘었고, 이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가 409억 4,000만 달러로 290.2% 증가했습니다. 컴퓨터·주변기기는 64억 달러로 383.1% 늘었는데, 데이터센터용 저장장치인 SSD 수출이 59억 8,000만 달러로 479.5% 증가한 영향이 컸습니다. 미국으로 간 SSD는 40억 3,000만 달러로 1년 전의 약 12배입니다. 반면 디스플레이 수출은 16억 9,000만 달러로 7.0% 줄었습니다. 코리아타임스는 메모리값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기기 업체들이 패널 비용을 낮추려 한 것을 감소 이유로 들었습니다.
지역별로는 중국·홍콩이 273억 2,000만 달러로 ICT 수출의 45.5%를 차지했고, 미국은 94억 6,000만 달러로 306.5% 늘었습니다.
수출액 증가 폭은 가격 상승 폭 안쪽
수출액은 물량과 단가를 곱한 값입니다. 메모리 수출액이 1년 새 약 3.9배가 된 것이 더 많이 팔아서인지 더 비싸게 팔아서인지는 가격 지표와 나란히 놓으면 윤곽이 보입니다. D램익스체인지 집계에서 PC용 범용 D램인 DDR4 8Gb의 8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제조사가 대형 고객과 맺는 계약 가격)은 25달러로, 1년 전 5.7달러의 약 4.4배였습니다. 낸드 128Gb MLC는 3.42달러에서 30.48달러로 약 8.9배가 됐습니다.
가격이 수출액보다 더 많이 올랐다는 것은, 단순 계산으로는 출하 물량이 크게 늘지 않았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이 비교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고정거래가격은 PC용 범용 제품 기준인데, 실제 수출에는 값이 훨씬 비싼 서버용 D램 모듈과 고대역폭메모리(HBM, AI 가속기 옆에 쌓아 붙이는 메모리)가 섞여 있어 평균 단가가 범용 제품과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메모리 업체들이 생산 능력을 서버용과 HBM으로 옮기면서 범용 D램 공급이 줄어든 것이 범용 가격을 밀어 올린 원인으로 꼽힙니다. 품목별 수출 물량은 이번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산업통상부의 8월 수출입동향도 가격 흐름을 함께 제시했습니다. DDR5 16Gb 가격은 4월 35.0달러에서 8월 46.5달러로 올랐고, 부처는 구글과 아마존 같은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의 설비투자 확대로 AI 인프라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름폭은 줄어드는 중입니다. DDR4 8Gb 가격은 7월에 14.29% 올랐지만 8월에는 4.17%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ICT를 빼면 무역수지는 적자
산업통상부 집계로 8월 전체 수출은 982억 5,000만 달러, 수입은 635억 1,000만 달러로 무역수지는 347억 5,000만 달러 흑자였습니다. 같은 달 ICT 흑자 413억 7,000만 달러를 단순히 빼면 나머지 품목의 수지는 약 66억 2,000만 달러 적자가 됩니다. 두 부처의 집계 기준이 조금 달라 이 값은 근삿값입니다. 산업통상부는 반도체 외 품목의 수출도 20%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수치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한국의 무역흑자가 메모리 가격이라는 한 변수에 기대는 정도입니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의 47.5%를 차지하고 증가분에서 가격 요인이 컸던 만큼, 수출 지표와 원화 수요, 법인세 전망이 메모리 계약 가격의 월간 상승률에 따라 크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월간 상승률이 이미 둔화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시장이 메모리 업체의 이익을 한 번 지나가는 호황으로 보는지, 서버와 HBM 중심으로 굳어진 새 가격대로 보는지에 따라 같은 이익에 매기는 값이 달라집니다. 9월 이후 발표에서는 수출액과 함께 서버용 제품과 범용 제품의 가격 차이가 유지되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