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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글2026.09.04

연준 베이지북, 데이터센터가 떠받친 건설 경기

글쓴이오레놀 대덕2026.09.04

연준이 9월 2일 베이지북을 공개했습니다. 제조업 수요와 비주거 건설을 끌어올린 항목으로 데이터센터가 반복해서 지목됐고, 12개 지구 가운데 5곳은 고용에 변화가 없다고 보고했습니다.

데이터센터 건물. 이미지: Kecko / Wikimedia Commons (CC BY 2.0)
데이터센터 건물. 이미지: Kecko / Wikimedia Commons (CC BY 2.0)

9월 2일 나온 연준 베이지북은 7월 초부터 8월 24일까지의 상황을 담았습니다. 12개 연준 지구 가운데 10곳이 미미한 수준에서 완만한 수준 사이의 성장을 보고했고 2곳은 변화가 없었습니다. 고용은 3곳이 소폭 늘었고 4곳이 미미하게 늘었으며 5곳은 변화가 없었습니다. 물가는 8곳이 완만하게 올랐고 2곳이 소폭, 1곳이 미미하게, 1곳이 뚜렷하게 올랐습니다.

성장을 이끈 항목으로는 같은 이름이 반복해서 나옵니다. 제조업 수요를 끌어올린 것은 방산과 데이터센터 주문이었고, 비주거 건설을 늘린 것은 데이터센터 공사였습니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의 한 접촉선은 데이터센터가 없으면 건설은 침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보고서에서 자동차 판매는 소비 심리 약화와 연료비 부담으로 부진했고, 전문·기업 서비스의 증가세는 앞 기간보다 둔해졌습니다.

왼쪽이 약하고 오른쪽이 강합니다. 자료: 연준 베이지북(9/2)
왼쪽이 약하고 오른쪽이 강합니다. 자료: 연준 베이지북(9/2)

고용이 늘지 않는 원인으로는 인공지능 도입이 자주 거론됩니다. 베이지북도 인공지능이 고용을 줄인 사례와 늘린 사례를 함께 적었습니다. 다만 보고서에 나타난 모습은 한쪽에서 자리가 줄고 다른 쪽에서 자리가 느는 형태보다, 채용과 감원이 모두 크지 않은 상태로 인원이 유지되는 쪽에 가깝습니다.

데이터센터 지출이 고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

같은 금액의 지출이라도 그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에 따라 고용에 미치는 효과는 달라집니다. 임금으로 나가는 비중이 큰 지출이 있고, 자재와 장비 값으로 나가는 비중이 큰 지출이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공사비에서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은 장비입니다. 서버와 칩, 변압기와 냉각 설비, 전력 계통에 물리는 공사가 여기에 들어갑니다. 이 항목들은 인건비 비중이 낮고, 상당 부분이 다른 지역이나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져 들어옵니다. 건물이 완공된 뒤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의 수도 같은 면적의 사무실이나 공장에 비해 훨씬 적습니다.

이런 지출 구조는 이번 보고서에 나타난 지표 조합과 맞물립니다. 주문이 들어오고 공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생산과 건설 활동은 늘어나는 반면, 그 지출의 상당 부분이 사람을 거치지 않고 장비와 전력으로 나가기 때문에 고용은 크게 늘지 않습니다. 물가는 같은 공사가 에너지와 금속, 운송, 석유화학 제품의 값을 밀어 올리면서 오르는데, 베이지북이 투입 비용 상승 항목으로 지목한 것도 그 품목들입니다.

개념 도해. 같은 보고서 안에서 강한 칸과 멈춘 칸을 나눠 본 것입니다. 자료: 연준 베이지북(9/2)
개념 도해. 같은 보고서 안에서 강한 칸과 멈춘 칸을 나눠 본 것입니다. 자료: 연준 베이지북(9/2)

2010년대 셰일 개발과의 비교

2010년대 미국의 셰일 개발도 몇몇 지역의 건설과 장비 주문을 몇 년 동안 떠받친 사례로 꼽힙니다. 자본이 한 항목에 집중되면서 지역 경기 지표가 올라간 구조가 지금과 비슷합니다. 원유와 가스 값이 꺾이자 해당 지역의 공사와 일자리도 함께 줄었습니다.

두 사례의 차이는 수요가 결정되는 방식에 있습니다. 셰일 개발의 수요는 날마다 바뀌는 원유와 가스 가격에 연동됐지만, 데이터센터 수요는 상당 부분 미리 맺은 장기 계약에 따라 정해집니다. 이 때문에 수요가 줄어드는 시점도 시세 변동보다는 계약 갱신 주기에 걸립니다. 갱신 주기가 몇 년에 한 번 돌아오는 만큼 변화는 천천히 나타나고, 대신 미리 감지하기도 어렵습니다.

이런 해석에는 한계도 있습니다. 베이지북은 지구별 접촉선의 진술을 모아 정리한 정성 보고서이기 때문에, 인상적인 한 문장이 전체 상황을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고용이 늘지 않는 원인을 수요의 구성만으로 설명하기도 어렵습니다. 같은 보고서는 숙련 기술직과 기능직을 뽑기 어렵다는 응답을 함께 실었는데, 자리가 있어도 채울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뜻입니다.

정책과 지역 경기에 미치는 영향

고용이 늘지 않는 상태에서 물가가 오르면 연준의 판단은 복잡해집니다. 한쪽 지표를 기준으로 금리를 움직이면 다른 쪽 목표가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지금 물가를 밀어 올리는 항목 가운데 하나가 정책금리에 잘 반응하지 않는 설비 투자라는 점도 변수입니다. 이미 계약이 체결된 데이터센터 공사는 금리가 올라도 대체로 예정대로 진행되기 때문에, 금리 인상만으로 이 수요를 줄이기는 어렵습니다.

성장이 나타나는 지역의 범위가 좁아지는 문제도 있습니다. 대규모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곳에 공사가 몰리기 때문에, 그 조건을 갖추지 못한 지역은 같은 나라 안에서 다른 경기 흐름을 겪게 됩니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이미지: ajay_suresh / Wikimedia Commons (CC BY 2.0)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이미지: ajay_suresh / Wikimedia Commons (CC BY 2.0)

이번 보고서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미리 체결된 컴퓨트 공급 계약이 거시 지표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몇 년 뒤에 쓸 계산 능력을 지금 확보하는 계약이 오늘의 건설 수주로 바뀌어 지역 경기 보고서에 기록되고 있습니다. 보고서가 집계한 성장의 크기 자체는 지난번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 성장을 떠받치는 항목이 한 곳에 몰려 있다는 점은 이전과 달라진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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