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글2026.08.23
미 재무부, 장기 국채 되사기 두 배로 확대
미 재무부가 8월 19일 장기 국채 되사기의 회당 규모를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30년물 금리는 당일 9베이시스포인트 내렸다가 이틀 만에 발표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습니다.
19일 미 재무부는 장기 명목 국채를 대상으로 한 유동성 지원 되사기의 회당 규모를 최소 두 배로 늘린다고 발표했습니다. 한 회 20억 달러이던 것이 최소 40억 달러가 되고, 대상은 10에서 20년물과 20에서 30년물이며 9월 9일부터 적용됩니다. 로베코는 이 속도를 연환산 약 660억 달러, 20에서 30년 구간 연간 공급의 약 15%로 추산했습니다.
시장은 발표 당일 반응했습니다. 30년물 금리는 9베이시스포인트 내린 5.196%, 10년물은 4.647%로 마감했고 30년물과 2년물의 격차는 112베이시스포인트에서 102로 좁혀졌습니다. 이 움직임은 이틀 만에 되돌아갔습니다. 21일 30년물 금리는 5.25% 부근으로 올라와 발표 전 수준을 지웠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되사기를 더 키우겠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총부채는 40조 달러를 넘었고 올해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의 6.3%입니다.
한 회 40억 달러는 40조 달러가 넘는 미국 총부채에 견주면 1만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이 정도 규모가 장기금리를 움직인 경로를 보려면 되사기가 정부의 장부에서 실제로 무엇을 바꾸는지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기물로 장기물을 사는 구조
재무부에는 되사기에 쓸 자체 재원이 없어, 여기에 들어가는 1달러도 어딘가에서 빌려 옵니다. 이 때문에 되사기로는 부채 총액이 줄지 않습니다. 30년물을 거둬들이고 그 자리에 단기 국채를 발행하는 교환이기 때문입니다. 순부채는 변하지 않고, 시장에 남는 국채의 평균 만기만 짧아집니다.
이 구조는 양적완화와 겹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갈리는 지점은 무엇으로 사느냐입니다. 연준은 스스로 만든 지급준비금으로 장기물을 사들이고, 재무부는 몇 달마다 갈아 끼워야 하는 단기물을 발행해 그 대금을 마련합니다. 연준의 매입은 스스로 되돌리기 전까지 유지되지만, 재무부의 매입은 단기물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그 시점의 단기금리로 다시 조달해야 합니다. 장기물이 지고 있던 금리 위험은 차환 위험의 형태로 정부 자신의 장부에 남습니다.
되사기가 금리에 닿는 경로는 크게 둘로 나뉩니다. 하나는 물량입니다. 로베코가 추산한 15%가 그 크기인데, 장기금리의 수준 자체를 정하기에는 작은 편입니다. 다른 하나는 유동성입니다. 발행된 지 오래된 국채는 거래가 얇아 같은 만기의 최신 발행분보다 가격이 눌리는데, 재무부가 그 종목을 사 주면 두 가격의 격차가 좁혀집니다. 이 효과는 실재하지만 거래가 가장 안 되는 종목의 가격을 고치는 데 그치고, 수익률 곡선 전체를 끌어내리지는 못합니다.
세 번째 경로로 거론되는 것이 신호 효과입니다. 재무부는 오랫동안 발행을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하게 한다는 원칙을 지켜 왔고, 투자자는 다음 분기 발행량을 따로 추측하지 않아도 되는 대가로 낮은 기간 프리미엄을 받아들여 왔습니다. 발행자가 시장 가격을 보고 개입하기 시작하면 그 추측이 다시 필요해집니다. JP모건의 마이아 크룩은 이번 개입이 근저의 구조적 문제를 가린다고 했고,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는 약한 정책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재무부 자문기구인 국채차입자문위원회는 지난해 7월 되사기가 시장 유동성을 개선하는 데 쓰이면 도움이 되지만 부채 구성을 바꾸는 데 쓰이면 그렇지 않다고 정리한 바 있습니다. 부채 구성을 관리하는 도구는 발행이라는 것입니다. 이번 확대가 둘 가운데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가 지금 시장이 지켜보는 지점입니다.
1961년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와 다른 점
1961년 미 재무부와 연준은 장기물을 사들이고 단기물을 늘려 수익률 곡선을 눕히려 한 적이 있습니다. 브레턴우즈 체제에서 국제수지를 지키면서 국내 경기도 살려야 하는 두 과제를 동시에 다루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정부가 만기를 맞바꿔 장기금리를 낮추려 한다는 점에서 이번 되사기와 모양이 비슷합니다.
차이도 뚜렷합니다. 당시에는 재무부와 연준이 같은 방향으로 함께 움직였지만, 지금 두 기관의 관계는 협력보다 압박에 가깝습니다. 규모도 다릅니다. 연준이 2011년과 2012년에 다시 시행한 트위스트만 6,000억 달러를 넘었고, 이번 되사기는 연환산 660억 달러 수준입니다. 국가부채의 국내총생산 대비 비율 역시 그때와 크게 다릅니다.
정례 업무라는 반론
이번 조치를 시장 개입으로 보는 데 반대하는 근거도 분명합니다. 유동성 지원 되사기는 2024년부터 정례적으로 해 온 일상 업무이고, 정례 업무의 규모를 두 배로 늘린 것을 개입이라 부르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입니다. 도구 자체에 대해서는 맞는 말입니다. 다만 이번에는 그 도구를 꺼낸 시점과 재무장관의 발언이 함께 있었다는 점이 이전 회차와 다릅니다.
숫자에도 단서가 붙습니다. 연환산 660억 달러와 15%는 발표된 회당 규모를 바탕으로 한 외부 추산치이고, 재무부가 확정해 제시한 연간 계획은 아닙니다. 실제 되사기 규모는 회차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9월 9일 첫 적용 이후의 실행 내역이 나와야 확인됩니다.
이번 발표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되사기의 규모보다 발행 구성이 금리 조절 수단으로 쓰이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어떤 만기를 얼마나 발행할지 정하는 계획표가 장기금리를 움직이는 정책 수단이 되면 재정과 통화의 경계는 발행 일정 안에서 흐려집니다. 되사기가 국채의 총량을 줄이지는 않기 때문에, 회수에 10년이 걸리는 설비의 가치를 재는 할인율은 여전히 30년물이 정합니다.
함께 볼 것은 나라 전체의 만기 구조입니다. 단기물로 자금을 대는 정부의 이자 비용은 정책금리에 연동된 변동금리 부채에 가까워지고, 연준 안에서 인상 논쟁이 남아 있는 국면에 만기를 줄이면 인상이 현실화됐을 때 그 비용이 곧바로 재정으로 넘어옵니다. 발표 이후 금리가 이틀 만에 되돌아간 것을 보면, 시장은 이번 조치를 장기금리의 방향을 바꿀 수단으로 받아들이지는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