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글2026.10.02
구글, TPU 실은 시험 위성 궤도로 발사
구글이 10월 1일 자사 AI 칩 TPU 네 개를 실은 시험 위성을 스페이스X 로켓으로 발사했습니다.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두는 구상인 프로젝트 선캐처의 첫 실물 시험으로, 칩이 발사 충격과 방사선, 우주의 온도 변화를 견디는지 확인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구글은 10월 1일 오전 11시 32분(미국 태평양시)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스페이스X 팰컨9의 승차 공유 임무 트랜스포터-18에 시험 위성 MVP를 실어 보냈습니다. 이 로켓에는 위성 130기가 함께 실렸습니다. MVP는 냉장고만 한 크기로, 위성 영상 업체 플래닛과 함께 만들었습니다. 안에는 구글의 트릴리움 세대 TPU 네 개가 들어 있으며, 연산 능력은 데이터센터 서버 한 대 정도입니다.
위성 한 기에 서버 한 대 분량
위성은 약 1킬로와트의 태양광으로 칩을 돌리고, 제미나이를 포함한 AI 작업을 실행할 예정입니다. 칩은 한 번에 15분가량 연산한 뒤 열을 식히기 위해 멈춥니다. 운용 기간은 약 1년이며, 이후 최대 6년 안에 대기권으로 떨어져 소멸합니다.
구글은 9월 24일 블로그에서 이번 시험으로 확인할 항목을 네 가지로 꼽았습니다. 약 10분간의 발사 과정에서 부품에 걸리는 최대 100g의 충격, 우주 방사선, 공기가 없는 상태의 열 관리, 위성 사이 레이저 통신입니다. 구글은 2027년에 플래닛과 위성 두 기를 더 올려 위성 간 고대역폭 레이저 연결을 시험할 계획입니다.
방사선과 열이 먼저 넘어야 할 조건
구글이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두려는 이유는 전력을 얻기 쉽기 때문입니다. 저궤도 위성은 거의 항상 햇빛을 받을 수 있어, 같은 태양광 패널이 지상보다 최대 8배 많은 전기를 만든다고 구글은 설명합니다. 2025년 11월 공개한 연구 논문에서는 고도 650km의 새벽·황혼 궤도(지구의 낮과 밤 경계를 따라 돌아 그늘에 거의 들어가지 않는 궤도)에 위성 81기를 반경 1km 안에 100~200m 간격으로 모아 하나의 컴퓨터처럼 묶는 설계를 제시했습니다. 위성끼리는 레이저로 데이터를 주고받는데, 지상 시험에서 한 방향 800Gbps를 냈습니다.
방사선은 칩이 견딜 수 있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UC 데이비스 크로커 핵연구소의 양성자 빔 시험에서 트릴리움 칩은 최대 15krad까지 고장 없이 작동했습니다. 5년 임무 동안 차폐된 칩이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선량은 750rad입니다. 가장 약한 부품은 고대역폭메모리(HBM)로, 2krad부터 오류 징후가 나타났지만 이 역시 예상 선량의 세 배 가까운 수준입니다.
열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입니다. 우주에는 공기가 없어 팬으로 식힐 수 없고, 칩의 열을 히트파이프로 방열판까지 옮겨 우주로 내보내야 합니다. MVP가 15분마다 연산을 멈추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경제성은 발사 비용에 걸려 있습니다
구글은 논문에서 발사 단가가 2030년대 중반 kg당 200달러 아래로 내려가면 우주 데이터센터의 전력 비용이 지상과 비슷해질 수 있다고 추산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퓨처럼은 현재 팰컨9의 단가를 kg당 약 3,600달러로 보고, 목표까지 18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구글 스스로도 기대 수준을 낮춰 두었습니다. 제임스 마니카 구글 수석부사장은 앞으로 몇 년 안에 실제로 쓸 만한 시설이 나오리라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81기 위성을 100m 간격으로 유지하는 편대 비행은 아직 검증된 적이 없고, 발사는 스페이스X에 의존합니다. 스페이스X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에 최대 100만 기 규모의 궤도 데이터센터 위성 계획을 제출해 둔 경쟁자이기도 합니다. 스타트업 스타클라우드는 2025년 11월 엔비디아 H100 한 개를 궤도에 올린 바 있습니다.
전력 조달 경로를 하나 더 시험하는 단계
이번 발사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구글이 칩, 모델, 클라우드 수요를 모두 가진 상태에서 전력 조달 경로를 하나 더 시험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지상에서는 데이터센터가 전력망 증설 비용과 지역 반발에 부딪히고 있고, 미국 하원은 9월 데이터센터에 전력망 비용을 물리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컴퓨트 가격이 결국 전력을 얼마에 확보하느냐에 묶여 있다면, 우주 데이터센터는 그 가격에 발사 단가라는 새 변수를 더합니다.
다만 이번 위성의 연산 능력은 서버 한 대 수준이고, 실제 비용 비교가 가능해지는 시점은 구글 추산으로도 2030년대 중반입니다. 1년 동안 HBM이 궤도에서 얼마나 오류를 내는지, 15분 운용 주기를 얼마나 늘릴 수 있는지가 그 사이에 나올 첫 실측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