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글2026.09.15
기계에 연결한 기증 간, 생물학적 나이 낮아져
미국 매스제너럴브리검 연구팀이 이식 전 기계 관류 장치에 연결한 기증 간의 생물학적 나이가 얼음에 보관한 간보다 낮게 측정됐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간 시료 200여 개에 노화 시계를 적용한 결과로,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9월 14일 보도했습니다.
얼음 대신 펌프로 보관한 간
기증받은 간은 떼어낸 뒤 이식할 때까지 대개 얼음을 채운 저온 상자에 담아 옮깁니다. 온도를 낮춰 세포의 대사를 늦추는 방식입니다. 일부 병원은 대신 기계 관류 장치를 씁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따르면 이 장치는 간을 34도로 유지하면서 산소와 영양분이 든 액체를 펌프로 흘려보내고 노폐물을 걸러내며, 보통 6~12시간 연결합니다. 비용은 장기 하나당 독일에서 약 1만 유로, 미국에서는 8만~10만 달러입니다.
연구는 브리검 앤드 위민스 병원의 제시 포가닉과 매스제너럴브리검의 이식외과의 하이디 예, 알반 롱샹이 이끌었습니다. 연구팀은 먼저 기증 간 19개에서 얻은 시료 37개에 후성유전 시계를 적용했습니다. 후성유전 시계는 나이가 들면서 DNA에 붙는 화학 표지의 패턴으로 나이를 추정하는 도구입니다. 이어 간 103개에서 얻은 시료 208개로 범위를 넓히고, 유전자가 얼마나 켜져 있는지로 나이를 추정하는 전사체 시계를 함께 썼습니다.
더 나이 든 간이 더 젊게 측정됐습니다
결과는 관류한 쪽이 젊게 나왔습니다. 연구를 이끈 하이디 예 이식외과의는 "기계 관류한 간은 더 나이가 많거나 다른 불리한 조건이 있었는데도, 관류하지 않은 더 젊은 간보다 생물학적 나이가 낮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나이를 보정한 뒤에도 두 집단의 차이는 약 30% 수준이었습니다. 관류한 간은 이식 후에도 더 젊게 측정됐지만, 모든 간의 생물학적 나이는 환자 몸에 들어간 뒤 올라갔습니다.
분자 수준에서는 염증과 조직 구조에 관련된 세포 경로에 변화가 나타났고, 손상된 세포 부품을 분해해 다시 쓰는 자가포식 경로의 활동이 늘었습니다. 자가포식은 노화 연구에서 수명과 자주 연결되는 경로입니다. 최근 연구들에서 관류한 장기가 이식 뒤 더 잘 기능한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어, 연구팀은 이번 변화가 그 이유를 일부 설명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관류는 이식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장기의 범위도 넓혔습니다. 기사에 인용된 설명에 따르면 관류가 보급되기 전에는 심장이 멈춘 뒤 기증된 간을 기증자가 40세만 넘어도 잘 쓰지 않았는데, 최근 3년 사이에는 70세가 넘는 기증자의 간도 쓰게 됐습니다.
전후 비교를 하지 못한 한계
이번 결과는 아직 논문으로 공개되지 않았고, 수치는 연구팀이 업계 학회와 매체에 공유한 내용입니다. 기증 장기는 관류를 시작하기 전까지 병원 소유가 아니어서 연구팀은 대부분의 간에서 관류 전 시료를 얻지 못했습니다. 이 때문에 같은 간의 관류 전후를 비교하지 못했고, 관류한 간과 관류하지 않은 간을 서로 비교했습니다.
분석에 쓰인 간의 기증자는 대부분 30~50대였습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독일 샤리테 베를린 의대의 나타나엘 라슈초크는 "70세, 80세, 85세 기증자의 장기도 가끔 쓴다"며 더 나이 든 장기에서도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노화 시계 수치가 낮아진 것이 장기 기능의 회복을 뜻하는지, 몇 시간 동안의 산소와 영양 공급으로 유전자 발현이 잠시 바뀐 것인지도 아직 가려지지 않았습니다.
이번 결과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노화 시계가 연구용 지표에서 이식 장기를 고르는 검사 도구로 넘어갈 가능성입니다. 포가닉은 생물학적 나이를 기준으로 이식에 적합한 장기를 가려내는 검사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고, 연구팀은 관류의 효과를 흉내 내 생물학적 나이를 더 낮추는 약물도 시험할 계획입니다. 라슈초크 역시 약물이 관류의 효과를 더 적은 비용으로 재현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사람 몸 밖에서 몇 시간 동안 환경을 바꿔 조직의 노화 지표가 달라지는지를 실제 이식 성적과 함께 추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증 장기는 노화 개입을 사람 조직에서 검증하는 드문 현장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