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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글2026.09.05

G20, 미국이 낸 AI 규제 원칙 만장일치 지지

글쓴이오레놀 대덕2026.09.05

G20 회원국이 9월 2일 미국이 제안한 인공지능 규제 원칙을 만장일치로 지지했습니다. 새 규제 기관을 만들지 말고 분야별로 다루자는 내용이고, 중국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워싱턴DC의 미 상무부 청사. AI 수출 허가를 심사하는 곳입니다. 이미지: Tony Webster / 위키미디어 커먼즈 (CC BY 2.0)
워싱턴DC의 미 상무부 청사. AI 수출 허가를 심사하는 곳입니다. 이미지: Tony Webster / 위키미디어 커먼즈 (CC BY 2.0)

합의된 내용

미국이 주최한 G20 혁신장관회의가 9월 1일과 2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에서 열렸고, 회의 마지막 날인 2일에 주최국이 내놓은 '캐롤라이나 원칙'이 채택됐습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폐막 시점에 발표했습니다. (지난 자료·원공개 09/02)

원칙은 세 가지를 담고 있습니다. 첫째, 인공지능을 하나의 덩어리로 묶어 규율하기보다 의료나 금융처럼 분야별로 기존 규제 체계 안에서 다룹니다. 둘째, 인공지능을 전담하는 새 규제 기관을 신설하지 않습니다. 셋째, 새 기술을 평가할 때 민간 업계와 더 긴밀히 일합니다.

이 원칙은 법적 구속력이 없습니다. 구속력이 없는데도 주목받는 이유는 기술 규제를 놓고 주요국이 갈라져 온 그동안의 흐름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유럽연합은 위험도에 따라 의무를 부과하는 AI법을 운용하고 있고, 중국은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에 별도 허가제를 두고 있습니다. 그런 나라들이 모두 서명했습니다. 원칙은 12월 플로리다주 도랄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정식 채택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회의가 열린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의 프랭클린가. 이미지: Wgreaves / 위키미디어 커먼즈 (CC BY 3.0)
회의가 열린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의 프랭클린가. 이미지: Wgreaves / 위키미디어 커먼즈 (CC BY 3.0)

같은 회의에서 나온 수출 이야기

러트닉 장관은 같은 자리에서 수출 허가 업무도 언급했습니다. 상무부의 수출센터가 "발 디딜 틈이 없다"며, 동맹국이 찾아오면 허가를 빨리 받도록 돕겠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중국을 향한 통제는 그대로 둔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달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수출통제 완화가 다뤄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올해 1월 허가 정책 완화로 길이 열렸던 엔비디아 H200을 중국이 거의 사가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수출센터에 줄이 서는 이유는 지난해 7월 서명된 행정명령 14320으로 만들어진 미국 AI 수출 프로그램입니다. 상무부는 올해 4월 10일 공고를 내고 기업 컨소시엄의 신청을 받았습니다. 지정 대상이 되려면 컨소시엄이 AI 전용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스토리지, 모델, 사이버보안, 산업별 응용까지 다섯 층을 모두 갖춰야 합니다. 중국 기업과 중국산 기술은 제외됩니다.

차트: 미국이 한 묶음으로 파는 AI 수출 꾸러미. 자료: 행정명령 14320, 미 상무부 국제무역청 공고(2026.04.10)
차트: 미국이 한 묶음으로 파는 AI 수출 꾸러미. 자료: 행정명령 14320, 미 상무부 국제무역청 공고(2026.04.10)

지정된 컨소시엄은 수출 허가 심사가 앞당겨지고 연방 금융 지원에 우선 접근하며, 정부가 동맹국에 제시하는 상시 목록에 오릅니다. 국가가 자기 영토 안에 두고 싶어 하는 AI 설비, 이를테면 소버린 AI를 구매할 때 장비만 사는 것이 아니라 운영 소프트웨어와 모델, 보안 체계까지 함께 들여오게 된다는 뜻입니다.

남아 있는 물음

만장일치라는 말은 내용의 강도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구속력이 없는 원칙은 각국이 자국법을 고치지 않는 한 실질적으로 바뀌는 것이 없고, 유럽연합은 이미 시행 중인 AI법을 단기간에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중국이 서명한 것도 규제를 느슨하게 가자는 문서가 자국 산업에도 손해가 아니기 때문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수출 프로그램 쪽에서도 성과는 아직 숫자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상무부는 어느 컨소시엄이 지정됐는지, 어느 나라와 얼마짜리 계약이 체결됐는지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러트닉 장관이 집어낸 H200 사례는 반대 방향의 사례입니다. 허가를 열어준다고 해서 물건이 저절로 움직이지는 않으며, 사는 쪽의 사정까지 맞아야 거래가 성립합니다.

관점

이번 회의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규제 문서와 수출 프로그램이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는 점입니다. 새 규제 기관을 만들지 않고 기존 부처가 분야별로 다루게 하면, 인공지능 설비의 반입을 심사하는 권한은 산업 주무 부처와 수출통제 당국에 모입니다. 상무부가 허가 속도를 조절해 쓸 수 있는 지렛대가 그만큼 넓어지는 구조입니다.

한국은 G20 회원국으로서 이 원칙에 같이 서명한 나라이면서, 동시에 미국산 반도체와 모델을 대규모로 들여오는 구매국이기도 합니다. 국내에서 신규 기관을 두고 상위법을 만드는 방향으로 가면 서명한 원칙과 거리가 생기고, 반대로 수출 프로그램의 조건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국내 모델과 보안 업체가 들어갈 자리가 줄어듭니다. 12월 정상회의 전까지 어느 쪽을 얼마만큼 가져갈지를 정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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