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글2026.10.04
블루아울 기술 대출 펀드, 투자자 39%가 환매 신청
사모대출 운용사 블루아울이 10월 2일 기술기업 대출 펀드의 3분기 환매 신청이 발행 주식의 39%에 달했다고 공시했습니다. 회사는 환매를 분기 한도인 5%로 묶었고, 신청의 상당 부분은 AI가 소프트웨어 기업의 사업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됩니다.
블루아울은 10월 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낸 주주서한에서 비상장 사업개발회사(BDC) 두 곳의 3분기 환매 결과를 밝혔습니다. BDC는 중견 비상장 기업에 직접 돈을 빌려주는 대출 펀드로, 이 두 곳은 주식시장에 상장되지 않아 투자자가 분기마다 회사에 지분을 되사 달라고 신청하는 방식으로만 돈을 뺄 수 있습니다.
규모가 약 50억 달러인 블루아울 테크놀로지 인컴(OTIC)에는 약 11억 달러, 발행 주식의 39%에 해당하는 환매 신청이 들어왔습니다. 2분기의 38.1%보다 조금 늘었습니다. 회사가 이번에 되사는 금액은 1억 3,500만 달러로 신청액의 약 13%입니다. 351억 달러 규모의 주력 펀드 블루아울 크레딧 인컴(OCIC)은 신청 비율이 18.8%에서 16.8%로 내려갔고, 9억 달러어치를 되사 신청의 약 30%를 채웁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두 펀드를 합친 신청액은 1분기 54억 달러, 2분기 47억 달러, 3분기 42억 달러로 줄었습니다.
기술 대출 펀드만 신청이 줄지 않았습니다
다른 대형 운용사의 같은 분기 수치와 비교하면 OTIC가 두드러집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블랙스톤 사모신용 펀드의 환매 신청은 10%로 전 분기와 같았고, 아폴로 데트 솔루션스는 16.8%에서 14.7%로, 아레스 스트래티직 인컴은 14.4%에서 13.1%로 내려갔습니다. 업계 전반의 신청은 줄고 있는데, 소프트웨어 기업에 빌려준 돈이 많은 OTIC만 40% 가까운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블루아울은 서한에서 이번 결과가 AI가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와 OTIC의 견조한 신용 상태 사이의 괴리를 보여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회사는 신청 대부분이 앞선 분기에 채워지지 않아 다시 낸 신청이라고 밝혔습니다. 8월 말 기준 OTIC가 바로 쓸 수 있는 유동성은 12억 달러, OCIC는 112억 달러로, 두 펀드 모두 보유 대출을 팔지 않고도 이번 환매를 처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분기 5% 한도가 만드는 대기열
이런 펀드는 처음부터 돈이 천천히 빠지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펀드가 가진 자산은 만기가 몇 년씩 남은 기업 대출이라 시장에서 바로 팔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분기마다 발행 주식의 5%까지만 되사고, 신청이 한도를 넘으면 신청자 모두에게 같은 비율로 나눠 줍니다. 39%가 신청하고 5%만 나가면 나머지는 다음 분기에 다시 줄을 서게 되고, 이 대기 물량이 다음 분기 신청 비율을 다시 끌어올립니다.
이 구조에서 신청 비율은 신용 손실보다 투자자의 심리를 먼저 보여 줍니다. OCIC의 부실 대출(이자를 받지 못하는 대출) 비율은 6월 말 기준 공정가치의 0.2%였습니다. 반면 신청이 쌓이면 펀드는 새 투자보다 환매 대응에 현금을 먼저 남겨 둬야 합니다. 에버코어의 글렌 쇼어 애널리스트는 업계가 직접 대출의 상처를 격리하는 데 성공했다면서도, 이들 펀드에 새로 들어오는 자금이 줄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블루아울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약 45% 내렸습니다.
다만 블루아울의 설명은 운용사 자신의 평가이고, 소프트웨어 대출의 부실 여부는 앞으로의 실적이 확인해 줘야 합니다. 비상장 대출은 시장 가격이 없어 운용사가 정한 평가액으로 수익률과 순자산이 계산되는데, 환매를 원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것은 그 평가액을 그대로 믿지 않는 투자자가 늘었다는 신호로도 읽힐 수 있습니다.
AI 우려가 대출 펀드의 환매로 번졌습니다
이번 공시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AI가 소프트웨어 기업의 이익을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주식시장에 이어 사모대출 펀드에서도 환매 압력이라는 유동성 문제로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같은 사모대출이라도 소프트웨어 비중이 높은 펀드에서만 환매 대기가 줄지 않는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대출 상환 능력보다 차입 기업의 사업 모델이 몇 년 뒤에도 유지될지를 먼저 따지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사모대출과 BDC형 상품을 담은 연금·보험 자금이 늘어 왔습니다. 이런 상품은 분기 환매 한도 때문에 시장이 흔들릴 때 원하는 시점에 돈을 빼기 어렵다는 점이 이번 사례에서 숫자로 확인됐고, 4분기 신청 비율이 다시 내려가는지가 다음 확인 지점입니다.
글 오레놀 대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