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글2026.09.19
인도 반도체 2단계 135억 달러, 장비·소재로 확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9월 17일 뉴델리에서 열린 SEMICON India 2026에서 1조 2,750억 루피(약 135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미션 2단계를 내세웠고, 다음 날 미국 장비 업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가 10년간 5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밝혔습니다. 인도의 반도체 정책이 공장 유치에서 장비·소재·설계로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사흘간 나온 발표
SEMICON India 2026은 9월 17일부터 19일까지 뉴델리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비즈니스투데이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개막일에 인도 반도체 생태계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말하면서 반도체 미션 2단계(ISM 2.0) 예산 1조 2,750억 루피를 강조했습니다. 이 예산은 올해 7월 연방 내각 승인을 받았으며, 정부는 이를 통해 약 4조 루피의 투자를 끌어들이고 2조 루피어치의 반도체를 생산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2단계는 칩 설계, 장비와 소재, 팹(웨이퍼 가공 공장), 첨단 패키징, 연구개발, 인력 양성 여섯 축으로 나뉩니다. 지금까지 승인된 반도체 제조 프로젝트는 12건이고, 이 가운데 3건이 상업 생산에 들어갔습니다.
다음 날인 18일에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가 향후 10년간 인도에 5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테크노드에 따르면 회사는 140에이커(약 57만 제곱미터) 규모의 연구 단지를 세우고, 인도 현지 공급망을 지금의 열 배로 키우며, 해외 협력사들의 인도 진출을 돕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회사의 인도 직원은 7,000명이 넘고, 지난 10년 사이 네 배로 늘었습니다. 회사는 이 돈을 기존 거점을 넓히는 데 쓰고 새 반도체 공장은 짓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연도별 집행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공장 다음 차례는 공급망
2021년 12월 승인된 1단계 예산은 7,600억 루피(약 80억 달러)였습니다. 이 돈은 주로 팹과 조립·검사 공장을 짓는 기업에 사업비의 절반을 중앙정부가 대는 방식으로 집행됐고, 미국 마이크론의 구자라트주 사난드 조립·검사 공장과 타타전자의 돌레라 팹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공장만으로는 반도체 생산이 완결되지 않습니다. 팹은 수백 종의 장비와 부품, 특수가스·화학 소재를 끊임없이 공급받아야 돌아가고, 장비가 멈추면 수리 인력과 교체 부품이 가까이 있어야 합니다. 이 공급망이 해외에 있으면 운영 비용이 올라가고 가동률도 낮아집니다. 2단계가 장비·소재를 별도 축으로 세운 것은 이 때문이고, 어플라이드의 ‘현지 공급망 열 배’ 계획도 같은 자리를 겨냥합니다.
설계 축에는 인도 안에서 지식재산을 가진 칩을 키우려는 목표가 담겨 있습니다. 아슈위니 바이슈나우 전자정보기술부 장관은 지난해 9월 다음 단계 예산의 상당 부분을 인도에서 설계한 칩셋과 완제품 개발에 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지난 자료·원공개 25/09/02).
숫자와 실제 사이의 간격
승인 프로젝트 12건 가운데 상업 생산에 들어간 것은 아직 3건입니다. 4조 루피 투자 유치와 2조 루피 생산은 정부 추정치이며, 어떤 경로로 달성할지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어플라이드의 50억 달러도 10년에 걸친 계획이고 연구 단지와 협력사 유치 진도에 따라 집행 시기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회사는 올해 6월 싱가포르에도 5억 달러 규모의 제조·연구 거점 투자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인도 투자도 아시아 여러 곳에 거점을 나눠 늘리는 흐름 안에서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인도 정부가 보조금을 주는 대상을 공장 밖의 장비·소재 업체까지 넓혔다는 점입니다. 나라마다 반도체를 자국 안에 두려는 경쟁이 공장 유치에서 공급망 전체로 번지면, 해외 공장에 납품하는 장비·소재 기업도 현지에 거점을 두라는 요구를 받게 됩니다. 한국 장비·소재 업체들에게는 인도 공장이 늘어날수록 새 수요처가 생기는 동시에, 현지 생산·정비 거점을 갖춰야 하는 비용도 함께 따라올 가능성이 큽니다.